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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보택시’ 반전 노리는 美 테슬라, 저가공세 강화하는 中…전기차 글로벌 판세 변화에 촉각 [비즈360]
‘성장 정체’ 테슬라, 8월 로보택시 공개 예고
BYD·샤오미 등 中 업체, 저가공세로 도전장
현대차·기아, 중저가 라인업 확대…“시장 선점 노려”
지난해 서울모빌리티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테슬라 부스에 전시된 모델X [사진=뉴시스]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수년째 ‘1강 체제’를 지켜 온 미국 테슬라가 신차 부재와 신흥 주자들의 도전으로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시장의 판세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막대한 내수시장과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저가공세를 더욱 강화하면서 턱밑까지 테슬라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약 38만7000대를 판매했다. 이는 기존 시장 전망치(44만9000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로 시장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판매 실적까지 예상치를 밑돌자 테슬라는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에 그동안 베일에 쌓였던 ‘로보택시’ 계획을 전격 발표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를 통해 “오는 8월 8일 로보택시 제품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보택시는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FSD(완전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 기사 없이 스스로 주행하는 완전 자율주행 모델로, 머스크는 지난 2019년 ‘테슬라 자율 투자자 데이’ 행사에서 “로보택시 운행을 예상하는 건 매우 자신 있다”며 “100만대 이상의 테슬라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로보택시의 실제 성능이 미래 자율주행 기술 향방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도, 테슬라의 실적 성장 전망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따르는 분위기다.

샤오미 전기차 SU7 [사진=로이터]

실제로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30% 이상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공동 설립자 니컬러스 콜러스는 “전기차를 비롯해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테슬라의 다음 성장이 어디가 될지에 대해 가시성이 많지 않다”며 “(주가가) 프리미엄을 받으려면 수익 가시성이 뛰어나거나 미래 수익 요인을 보여주는 요인이 있어야 하지만, 테슬라는 지금 둘 다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퓨처펀드어드바이저스의 공동 설립자인 게리 블랙 역시 “현재 시점에서 로보택시에 힘을 모으는 것은 매우 위험할 것”이라며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테슬라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중국의 비야디(BYD)와 리샹(리오토), 샤오펑(엑스펑), 샤오미 등 주요 전기차 업체들은 가성비를 앞세운 신차를 앞세워 ‘세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BYD의 경우 해치백부터 고급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 다양한 모델을 1만달러(약 1350만원) 미만 가격에 판매하고 있고, 샤오미는 지난달 자체 개발한 첫 전기차 모델 ‘SU7’을 테슬라 모델3 대비 550만원 더 저렴한 약 4000만원에 출시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에 현지 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가 발표한 자료 등을 집계한 결과, 테슬라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10.5%에서 4분기 6.7%로 감소했다.

한편 급변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급변 속에서 국내 업체들도 대응전략을 세우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기아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대중적인 전동화 모델을 중심으로 하는 ‘2030년 중장기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기아는 대중화 모델을 투입해 전기차 소비자들의 구매 허들을 낮출 방침이다. 오는 2027년까지 총 15개 차종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해 2030년까지 160만대의 전기차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EV3, EV4, EV5 등 중저가 모델 중심의 상품 라인업 확대와 PBV(목적기반모빌리티)를 통해 신규 수요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아 플래그십 전기 SUV EV9 외관 [기아 제공]

업계에서는 최근의 글로벌 전기차 판세 변화가 국내 완성차 업체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테슬라와 비교해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데다 이미 국제 무대에서 잇따라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차량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기아 플래그십 전기 SUV EV9은 최근 ‘2024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와 ‘세계 올해의 전기차’를, 현대차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은 ‘세계 올해의 고성능차’를 수상했다.

현대차·기아는 앞서 지난 2020년 기아 북미 전용 SUV 텔루라이드를 포함하면 현대차 2회, 기아 2회 등 세계 올해의 자동차로 총 4번 선정되는 등 지난 10년간 동안 전세계 주요 자동차그룹 가운데 가장 많은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고, 업체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이에 맞춰 높아지고 있다”며 “과거 시장을 선도한 업체라고 하더라도 합리적인 가격과 기술력을 갖춘 신차 없이는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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