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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라미드 게임' 우리가 신슬기에게 궁금한 점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이 분이 '솔로지옥2'에서 뭇남성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사람이 맞나요?

서도하가 아닌 신슬기가 나타났다. 그에게 궁금한 질문이 많다. 그동안 수천명의 연예인을 인터뷰해봤지만 사적인 질문들을 던져본 적은 거의 없다. 그런데 신슬기에게만은 예외였다.

"'피라미드 게임' 서도아를 보고 '솔로지옥2'에서의 신슬기인 줄 몰랐다고 하는 말이 많더라. 그 인물로 보이게 끔 외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고민 하고 용기를 냈다. 캐릭터 자체로 봐주셨다는 말 같아서 뿌듯하고 좋았다."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에서 서도아 역을 맡은 신슬기(26)의 종영 소감이다. ‘피라미드 게임’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가 모두 섞여버린 그곳에서 점점 더 폭력에 빠져드는 학생들의 잔혹한 서바이벌 서열 전쟁이다. 여기서 신슬기는 서심병원 외동딸이자 전교 1등 반장으로 피라미드 게임을 주관하는 백하린(장다아)과 함께 A등급에 속해있다.

"작년부터 6개월 간 찍었는데 훌륭한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피, 땀, 눈물이 들어간 만큼 알아주셔서 감사하고 요즘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신슬기는 서도하를 공부했다. 우선 원작 웹툰과 높은 싱크로율을 유지하기 위한 비주얼부터. "남대문 시장에 가서 도하랑 어울릴만한 안경을 골랐다. 원작에도 도하는 안경을 쓰고 캐릭터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안경이다." 안경 뿐만 아니라 머리도 숏컷으로 잘랐다.(인터뷰에는 긴 머리를 붙이고 나왔다고 했다)

그는 "머리 자르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캐릭터로 봐주실 수 있다면"이라고 말했다. 가방, 신발 등등을 구하고 다시 웹툰을 봤는데, 웹툰과 똑 같은 신발을 구매했다는 것.

도하의 외적인 부분 외에 도하의 감정도 연구했다. 서도하는 드라마 말미에 기존 권력에 만족하지 않고 피라미드 게임을 부시는 데 일조한다.

"도하도 외로울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스스로 가치관이 생기고, 한발 용기 내 성수지 편에 서면서 잘못된 관행을 멈추게 했다. 허물을 벗고 알을 깨고 나가는 과정 같아 스스로 뿌듯했다. 나는 MBTI가 ENFP인데 서도아는 ISTJ니까 나와는 정반대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도아를 연기한 게 흥미로왔다."

도하는 기존 A등급으로 선민의식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신슬기는 "나도 크게 다르지 않는 방관자구나. 내가 누리고 있는 특권 하나를 내려놓는 게 용기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슬기는 "서도하가 자신만의 바운드리가 있는 건 나는 비슷한 지점이다. 저의 인생, 가치관도 비슷하다. 고민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려는 성격이다"고 밝혔다.

'솔로지옥2' 출연자가 드라마에 데뷔하면, 기자들이 온정적으로 봐주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는 연기력 논란이 나오지 않았다. 신슬기는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고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애썼고 저에게 맡겨줘 고맙다"면서 "촬영장에는 신인들의 경쟁이 많았고, 저를 포함해 연기가 처음인 사람도 많았다. 200%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신인이라 역할이 주어지면, 수행하는 게 제 몫이다"면서 "이미지 변신으로 봐줘 감사하다.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피라미드 게임 운용자인 배우 장다하와는 예원중, 서울예고를 같이 다닌 사이다. 신슬기는 "리딩 하고 식사 하는 자리에서 장다하를 처음 봤다. 신기한 인연이다. 학교 다닐 때는 중1, 고1이라 겹치지는 않았다. 리딩때에야 알게 됐다"고 전했다.

신슬기는 아나운서를 준비하다 미스춘향제에 나가고, 그후 배우 제의가 많이 와 본격적으로 연기공부를 시작했다고 했다. "조금씩 배우 꿈을 키워나가다가 '피라미드 게임' 오디션을 보게 됐다. 어떤 역일지 몰랐다. 마지막 오디션에서 마지막 대사 칠때, 감독님이 본인의 안경을 벗고 나에게 씌워주더라. 그리고 대사를 해보라고 했다. 서도하를 맡기려고 하나 정도 생각했다. 다행히도 도하가 나에게 왔다."

'솔로지옥2'에서 신슬기는 종우와 동우, 진영(덱스) 새 남자로부터 사랑고백을 받았다. 왜 "선을 넘어도 돼요"라고 말했던 진영을 선택하지 않고 동우를 선택했는지를 물어봤다. 진심 전달과 자존심 사이의 갈등 줄다리기가 있었을까?

"그 때 감정에 충실했고 고민했고 같은 상황이라면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방송 그대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감정에 충실해서 내린 결정이었다."

신슬기에 대한 또 하나의 궁금증은 부자집 딸이라는 점이다. '피라미드 게임'에서 병원장 딸로 나왔지만 실제로도 아버지가 병원장이다.

"의사 딸 역할이라 실제 아버지를 떠올렸다. 아버지는 어떻게 하실까? 백스테이지는 어떨까? 실제 아빠가 의사여서 비슷한 고민을 떠올렸다. 저희 아빠는 도하 아빠랑 비슷하지 않다. 아빠가 내가 그런 배우로 나오는 걸 걱정하셨다. 시사회에서 보시고 응원해 주셨다. 걱정에서 응원으로 바뀌었다."

신슬기는 아버지가 성형외과 의사이자 신사동 건물주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이에 대해 신슬기는 "그렇다고는 하네요. 저는 잘 몰라요"라고 했다.

신슬기는 학폭이 소재인 이번 드라마를 해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고 했다. "저는 학폭 경험이 없지만, 비슷한 상황이라면 해결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저는 목표지향적이고 이뤄야 될 목표가 분명할 때 앞으로 나간다. 노력하는 것들이 당시에는 힘들었는데, 사회 생활을 해보니, 당시 노력할 수 있는 환경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신슬기는 "대학 입시에서 실패도 많이 해봤고 합격도 해봤다. 실패와 성공이 연기에도 도움이 된다.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는데(서울대 음대 기악과), 연기도 음악과 맥락이 비슷하다. 악보와 대본은 정해져 있고,이를 해석하면서 관객과 시청자에게 보여주는 건 나의 몫이더라"고 했다.

그는 도하가 알을 깨고 나온 것처럼, 많은 경험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는 게 멋있다고 했다. "입시 때도 힘든 걸 경험했다. 대학에서 피아노를 넘어 다른 걸 많이 했다. 학교 동아리 방송반에서 아나운서의 꿈도 키웠다.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자는 주의다."

신슬기는 "스스로 연기 점수는 C 정도 줄 수 있다. 제작발표회에서, 폐를 끼지치 말자고 했는데, 그 이상은 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요즘 신슬기는 드라마와 예능 제의를 많이 받고 있다. 드라마는 사극과 로코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셀럽으로 살아가는 게 어떤지를 묻는 질문에는 "솔직히 관심 받는 걸 좋아한다. 관심 가져주세요"라고 했다.

신슬기는 최근 '피라미드 게임' 등으로 인스타 팔로우 수가 30만명 정도가 늘어났다.

"숫자보다 훨씬 더 큰 것 같다. 폭력 장면을 촬영하면 무거운 마음으로 촬영했고, 배우들과 촬영감독이 울기도 했다. 마치 한 팀처럼 한 배를 탄 듯했다.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기분으로, 오늘은 밥차 메뉴가 뭘까 하며 진짜 학교를 다닌 것처럼 정이 많이 들었다. 감독님이 마지막 컷을 외칠 때 눈물이 났다."

신슬기가 앞으로 펼칠 연기, 방송 인생에 기대가 모아진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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