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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크 1세대 가수' 서유석, 그는 왜 신곡을 내고 다시 활동을 시작했을까?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포크 1세대 가수 서유석(79)이 오랜만에 신곡을 발표했다.

서유석은 지난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내 공연장인 바스락홀에서 기자들에게 ‘그들이 왜 울어야 하나’라는 제목의 시연회를 열었다.

1960년대 말부터 기타를 잡고 노래를 불러온 서유석은 “통기타 가수 생활을 10년간 하고, 그후 라디오 방송을 30년간 하느라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앞으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사회를 보면서 세상을 노래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때 뇌경색이 와 2년간 활동을 못했지만, 지금은 건강을 되찾아 앞으로 활동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첫 곡으로 부른 신곡은 '그들이 왜 울어야 하나(why)'로 싱어송라이터이자 목사인 윤항기가 5년여전에 작사 작곡한 노래다. "서로가 다른 생각, 다른 편견, 다른 환경, 이기심, 다른 문화, 그들 욕심 때문에 너무나 많은 생명들이 왜 희생되어야 하나"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이제는 더 이상의 증오와 갈등의 마음을 접고 서로 따뜻한 가슴으로 품어 안아 보자"는 노가객의 세상에 대한 당부를 담았다.

서유석은 "중동 가자 지구, 우크라이나 등에서의 전쟁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포를 쏘는 것도 생각난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노래가 하나 나왔다. 사랑 노래를 부르면 되지만, 사회성 있는 가사를 저 같은 노병이 끌고가고 싶다"고 이번 신곡에 대한 의미부여와 함께 애착심까지 보였다.

그는 "저는 기독교인이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보면서 고개가 가우뚱거려지고 자꾸 의구심이 생긴다. 지구촌에도 무소유 정신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부른 노래는 서유석의 자작곡인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다. 그는 "60대를 지나면서 화가 날 때, 지나고 보니까 우리 세대 보다 몰아치는 젊은 세대들의 고민이 더 많더라. 나도 각성을 해야겠다"고 노래를 만든 배경을 밝혔다. 이 노래는 "늙어도 컴퓨터와 인터넷도 익히고 외국어도 공부하며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다짐으로 끝난다.

세번째로 부른 노래 역시 자작곡인 '생각'이다. '말하고 싶어도 말하지 않으리/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하지 않으리/오가는 긴 행렬에 끝간 데는 없는데, 끝간 데를 찾는 것은 의미가 없어라'라는 가사는 인생에 대한 철학적인 성찰을 담고 있다.

그는 "방송 끝내고 만들어 놓은 노래인데 활동을 못했다. 가사중 무량대수(끝이 없는 무한수치)가 나오는데, 스님들이 제가 불교신자인줄 알고 초청을 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서유석의 상징과도 같은 노래 '가는 세월'을 부르기도 했다. 서유석은 "요즘 젊은 사람들은 '가는 세월'을 서유석이 부른 노래인지 헷갈려한다. 제가 오리지널이다. 직접 불러드리겠다"고 말했다.

해방 직전인 1945년 1월 서울에서 태어난 서유석은 전쟁의 혼란기를 지나, 권위주의 정권하 개발시대에 접어들던 1968년부터 기타를 들고 노래를 시작하면서 포크 1세대 가수로, 청년문화의 선두주자 역할을 해왔다.

'타박네'로 서민생활의 애환을 읊었던 서유석의 음악은 시대상의 흐름과 더불어 진화해왔다. 이날 시연회에서는 70년대 이후 히트곡인 '가는 세월'과 '홀로 아리랑' 등을 부르기도 했다. 그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새로운 방송 영역을 개척하기도 했는데, 솔직한 발언으로 몇차례 방송 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서유석의 '지나치게 솔직함'은 오히려 그의 매력이다. 요즘 말로 "팩폭 쩐다"다. 그는 "포크 명맥이 사라져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제 1세대가 게을렀던 것 같다. 저 부터도 30년 라디오 방송하면서 딴 짓을 했다. 선배들이 덕을 쌓아 후배들을 따라오게 했어야 하는데, 포크 그룹은 소위 먹물, 대학을 나와 학력이 높지만 저마다 자기 살기 바빠 신경을 못쓴 잘못이 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서유석은 요즘 젊은 가수들이 하는 음악에 대해 "세대간 대화가 안되는데, 나이든 세대가 손가락 질 하면 안된다. 그들의 랩을 들어보면 기가 막힌다. 우리가 못 알아듣는 게 문제지, 그들 문제는 하나도 없다.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유석은 오는 5월 8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콘서트를 연다. 올가을부터 내년봄까지는 대한노인회와 함께 노인들을 위한 한마당 축제로 음악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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