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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홈쇼핑 생방송, 과잉경쟁 초래…홈쇼핑 생태계 붕괴될수도” [언박싱]
한국방송학회, ‘TV홈쇼핑의 위기와 대응’ 세미나 개최
“이해관계자 비용 높아지고 서비스 다양성 약화될 것”
데이터홈쇼핑 “유통 판 흔들려…공생 방안 고민해야”
한국방송학회가 29일 ‘TV홈쇼핑과 데이터홈쇼핑의 역무 구분과 홈쇼핑 산업 발전 방안’ 세미나를 진행했다. 강재원(왼쪽부터) 동국대학교 교수, 권창범 법무법인 인 변호사, 성동규 중앙대학교 교수, 하주용 인하대학교 교수,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학교 교수.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데이터홈쇼핑(T-커머스)의 생방송이 허용되면 홈쇼핑 산업 전체가 쇠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하주용 인하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29일 오전 광화문 스페이드에이드 CBD제니스홀에서 열린 ‘TV홈쇼핑과 데이터홈쇼핑의 역무 구분과 홈쇼핑 산업 발전 방안’ 세미나에서 “홈쇼핑 역무 구분에 대한 정책 변화는 TV홈쇼핑과 데이터홈쇼핑 간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한 홈쇼핑 산업의 발전이라는 정책 목표뿐만 아니라 유료방송 산업에 미칠 영향,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 교수는 데이터홈쇼핑 생방송 허용의 문제점으로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 위배 ▷방송법 규율 체계의 모순 야기 ▷데이터홈쇼핑 도입 취지 몰각 ▷선호 채널대역 진입 경쟁 심화로 인한 송출수수료 과다 인상 초래 ▷시청자 복지 훼손 ▷데이터홈쇼핑 채널의 생방송 투자비용 증가 여파 등을 제기했다.

그는 “데이터홈쇼핑의 생방송을 허용하면 유사 홈쇼핑화를 초래할 것이고, 그러면 두 채널 간 서비스 구분이 불명확해져 홈쇼핑 시장의 과잉경쟁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해관계자 모두 비용을 높여 산업 생태계의 비용 효율성이 과도하게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특히 송출수수료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송출수수료란 TV홈쇼핑사가 유료방송 업체에 주는 일종의 자릿세다. 최근 TV 시청인구가 줄고 유통 생태계가 변화하면서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부담은 2018년 46.1%에서 지난해 65.7%로 늘었다.

하 교수는 “데이터홈쇼핑에 생방송을 허용하면 데이터홈쇼핑사가 엄격한 규제를 피하며 TV홈쇼핑과 동일한 역무를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서비스 다양성이 약화돼 시청자들의 복지까지 약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 변경이 기업의 불확실성 증대와 사회적 비용 증가를 초래한다’고 입을 모았다. 생방송을 허용하면 TV·데이터홈쇼핑 모두 비용 부담이 커져 정책 판단의 실패로 평가받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한 홈쇼핑사 관계자는 “별개 사업권이 동일한 서비스로 변질돼 종국에는 특정 사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면서 “해외 OTT로 죽어가는 국내 방송시장에 대한 고민도 부족해 보이며, 유료방송과 중소기업에 큰 영향을 끼치는 정책인 만큼 시간을 두고 사업자와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데이터홈쇼핑 업계에서는 홈쇼핑 시장 재도약을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데이터홈쇼핑사 관계자는 “TV홈쇼핑 사업자 대비 데이터홈쇼핑은 생방송 금지, 화면크기 제한, 중소기업 편성비율 등 상대적으로 과도한 규제를 받고 있다”며 “TV 시청률 감소 등 방송사업 등 환경이 악화한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데이터홈쇼핑의 규제 완화를 통해 정체된 홈쇼핑 시장의 자율성 확대와 재도약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데이터홈쇼핑 규제 완화와 진흥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TV홈쇼핑 업계에서는 생방송을 허용하면 당장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걱정하지만, 인력 문제나 시스템 재정비 시간 등을 고려하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유통시장 판이 흔들리는 판에 홈쇼핑 업체끼리 편을 나눌 게 아니라 다 같이 살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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