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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 온다”…HMM, 히든카드 업고 체질개선·미래사업 정조준 [비즈360]
HMM 발주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 연내 인수 전망
글로벌 8위 굳히기·8년 만에 100만TEU 회복 주목
지난해 당기순익 1조63억원…중장기 5년 계획 박차
“하림 인수 무산됐지만 양측이 명분 챙겼다” 증권가 분석
HMM 소속 컨테이너선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국내 최대의 해운선사 HMM이 해운업계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 새롭게 들여오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체질개선과 중장기 미래 사업 확장에 나선다.

하림그룹의 인수 딜이 최종 무산된 이후 당분간 재매각이 어려울 것이란 업계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HMM의 ‘홀로서기 행보’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발주했던 1만3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이 올해 안으로 HMM 측에 인수될 예정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15만6000TEU 이상의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 총량)이 추가되면서, HMM의 총 선복량은 100만TEU 수준으로 치솟는다. 이로써 선복량 세계 7위인 대만 에버그린(164만TEU)을 따라잡고, 9위 대만 양밍(70만TEU)과의 격차를 벌리는 등 ‘글로벌 8위 굳히기’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초대형선을 현장에 투입하게 될 경우 이를 통한 원가 절감과 체질개선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면서 “효율성을 기반으로, 수익성 높은 화물영업 강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특히 한진해운 파산 직전이었던 지난 2016년 당시 국내 해운 ‘빅2’(한진해운 61만TEU·현대상선 43만TEU)가 기록했던 100만TEU 이상 선복량을 8년 만에 회복하는 점도 주목할 대목으로 꼽힌다.

앞서 하림그룹의 인수가 최종 무산되면서, HMM 입장에서는 당분간 홀로서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HMM 측은 사업 체질 개선과 함께 지난 2022년 발표한 ‘5년 중장기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시 HMM은 2026년까지 약 15조원의 투자금을 마련하고 ▷선박과 터미널·물류시설 등 핵심자산 구입에 10조원(친환경 선박에 4조원) ▷선사·친환경 연료·종합물류 등 사업 다각화 등 미래 전략 사업에 5조원 ▷그 외 디지털 사업에 15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김경배 HMM 사장은 “비용을 들여서 선박과 터미널, 물류시설 등 자산투자와 미래사업에 쏟을 계획”이라면서 “컨테이너 선복량 규모를 2026년까지 120만TEU로 확대하고 그간 축소된 벌크선 비중도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실적에서도 HMM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HMM은 14일 잠정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63억원으로, ‘팬데믹 특수’ 시기를 제외하고 역대 최고치를 거뒀다고 밝혔다. 팬데믹 이전 시기 최고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0년 6017억원이다.

아울러 지난해 7.3%의 영업이익률로, 글로벌 선사 중 최상위권 수준을 달성했다. 팬데믹 당시 거둔 영업이익을 사내유보금으로 확보한 점도 미래 사업 확대에 긍정적으로 요인으로 평가된다. 지난 2023년 3분기 말을 기준으로 HMM의 사내유보금은 10조6585억원에 달한다.

HMM 관계자는 “2023년 실적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특수가 끝나면서 생긴 수요 둔화 및 공급 정상화 여파에 따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해운업계 시황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혼란한 국제 정세 속에서 친환경 선대로의 변화 요구도 거세지는 점도 부담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해운업계에 2050년까지 2008년 총 탄소 배출량의 100% 절감을 주문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HMM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선박 99%가 오는 2024년 IMO가 시행할 예정인 탄소집약도지수(CII) 규제 수준을 갖추는 등 친환경 선박으로 빠른 전환을 추진해 왔지만, 글로벌 톱티어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매각 딜 무산과 관련 산업은행과 우선협상 대상자인 하림 양측이 모두 명분을 챙긴 점은 긍정적이라는 증권가 평가가 나왔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매각 조건만 7주 넘게 이야기하다가 끝난 딜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양측이 필요한 명분을 챙긴 마무리였다”면서 “HMM 매각 딜 무산으로 국내 해운사들에 대한 투자포인트는 업황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갔으며 향후 자동차운반선, 부정기선, 정기선 순으로 업황이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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