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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0만원짜리 에르메스 이 가방, 악어 대신 버섯으로 만들었다고? [지구, 뭐래?]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가 공개한 악어 가죽 공급 농장의 모습 [페타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버섯으로 만들었다는 가방 가격이 600만원이나?”

동물 가죽 대신 인조 가죽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그중에서도 버섯을 비롯해 파인애플, 사과, 포도, 선인장 등 다양한 식물 섬유질을 기반으로 한 ‘비건가죽’이 인기다.

이같은 흐름은 명품 브랜드들이 이끌고 있다. ‘명품 중의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가 대표적이다. 말 안장 등 고급 마구 용품 만드는 데서 시작한 에르메스는 가죽 제품을 잘 다루기로 알려져 있다.

수천만원대를 호가하는 유명 가방 ‘버킨백’의 경우 악어 가죽을 이용한다. 2020년 에르메스에서 5만 마리 이상의 악어 농장을 세운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영국 가수 제인 버킨은 가방에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처럼 동물 가죽을 향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에르메스도 지난 2021년 버섯 균사체에서 실을 추출해 만든 ‘실비니아’ 가죽으로 가방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미국 대체섬유 스타트업 ‘마이코웍스’와 협업해 ‘빅토리아백’에 3년 간 버섯 가죽을 적용 중이다. 가격은 기존 동물가죽을 사용한 가방과 비슷한 600만원 대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미국 대체섬유 스타트업 마이코웍스가 함게 개발한 버섯 가죽 가방 [마이코웍스 캡처]

명품 가방뿐 아니라 스포츠 용품부터 자동차 내장재까지 비건 가죽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섬유 제조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에르메스, 루이비통을 비롯한 명품 업체는 물론 자동차 내장재로도 비건 가죽을 적극 도입하고 있어, 비건 시장의 잠재성은 무한대”라고 설명했다.

동물 복지와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도 비건가죽을 반기고 있다.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에 따르면 지난 3월 비건 가죽 상품 거래액은 614% 늘었으며, 비건 가죽 재킷의 거래액 상승률은 일반 가죽 재킷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동물 가죽보다 관리가 쉬운 것도 장점이다. 내구성이 강한 데다 생활 방수가 되고 무게도 가볍다. 화학 약품 처리를 하지 않아도 돼 무독성이라는 특징도 있다. 대신 다양한 색상과 질감으로 생산하기는 비교적 쉬운 편이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의 내부 모습. 버섯을 기반으로 한 비건 가죽을 내장재로 도입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이에 비건 가죽 등 대체섬유를 개발하는 스타트업들과 여러 브랜드들의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스타트업 ‘마이셀’은 버섯 균사체를 기반으로 한 버섯 가죽과 대체육을 개발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사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2020년 독립했다. 전세계에서 버섯 균사체를 기반으로 비건 가죽을 제조하는 기업은 에르메스와 협업한 마이코웍스를 비롯해 마이셀 등 4군데뿐이다. 오는 3분기 중 생산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합성피혁 제조사인 ‘디케이앤디’는 비건 가죽을 개발하고 있다. 버려지는 섬유 소재를 재활용한 리사이클 원단을 비롯해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사용한 바이오매스 섬유 등을 연구 중이다.

현재는 소니, 발망, 룰루레몬, 스톤아일랜드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에 합성 피혁과 부직포 등의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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