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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급락했다면서요? 2억이나 뛴 강남 전세…전세도 안전자산 쏠리나 [부동산360]
대치동 대장주 ‘래대팰’, 시세 2억 넘게 올라
“1~2월 급전세 물량 소진되며 가격 오름세”
“현재 물량 많지 않아 가격 더 하락 안 할 듯”
강남 전세 매물도 감소세…10일 새 6.8%↓
서울 강남구 대치동 내에서도 ‘대장주 아파트’로 불리는 ‘래미안대치팰리스’ 일대. 신혜원 기자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입주물량 폭탄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던 서울 강남 전세시장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전셋값이 몇 달 새 수억원씩 상승한 계약이 잇따라 체결되면서 일선 현장에서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한다. 최근 전세사기뿐 아니라 역전세로 인한 보증금 미반환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며 ‘빌라 전세 기피’ 현상이 나타나는 반면 상대적으로 역전세 안전지대로 여겨지는 강남 아파트 일대에선 급매물이 소진되며 호가가 오르는 모양새다.

지난 1일 찾은 강남구 대치동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은 ‘급전세가 거의 소진되면서 1억~2억원씩 가격이 올랐다’고 전했다. 서울 시내에서도 ‘교육 1번지’로 꼽히며 맹모(孟母)들의 전세 수요가 많은 대치동 또한 3375가구 대단지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입주(2월 말)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셋값이 급락했다. 그러나 요즘 급전세 매물이 사라지면서 전셋값이 자연스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치동 중개업소 대표 A씨는 “지난해 10월쯤부터 금리가 높아서 전셋값이 빠지기 시작하고, 개포 입주물량이 있어 새 아파트를 찾아가는 분들이 많았었다. 특히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셋값이 많이 내려갔었는데 최근 들어 오르고 있다”며 “3월까지만 해도 전용 94㎡ 거래가 15억~16억원 사이 금액에 거래됐었는데 아직 신고는 안 됐지만 최근에 거래된 건을 보면 16억5000만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나와 있는 매물들 시세는 17억~18억원 수준”이라며 “최근에 급전세들은 다 나갔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대치동 내에서도 비교적 신축으로 시세를 이끄는 ‘대장주 아파트’로 여겨지는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는 지난 3월 말 15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호가로 따지면 2억원 넘게 오른 셈이다. 같은 면적 전세 매물을 20억원에 내놓은 집주인도 있었다. 다만 지난달 5일에는 전세보증금 22억원 계약이 성사되기도 했는데 이는 가족 간 거래일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 B씨는 “전셋값이 오르긴 했지만 22억원은 과하게 높은 가격이다. 22억원이면 1년 전 가격이랑 비슷한 수준인데 지금은 올수리 매물이어도 그 정도는 안 될 것”이라며 “가족 간 거래이거나 특수관계인 사이의 거래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아파트 전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신혜원 기자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 C씨 역시 “전셋값이 오르는 분위기가 맞다”며 “특히 대치동은 수능 끝나고 1~2월이 이사 시즌이라 전세물량이 많이 나오는데 아무래도 상급지인 만큼 그때 가격을 확 낮췄던 물량들이 다 계약이 되면서 호가가 오른 것”이라고 했다.

올해 초만 해도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입주와 새 학기를 앞두고 기존 임차인이 떠나고 새 임차인이 들어오는 ‘전세 물갈이’ 시즌이 맞물려 가격을 대폭 낮춘 급전세 매물들이 속속 나왔지만 지금은 자취를 감췄다는 설명이다.

C씨는 “매매는 수천만원을 놓고 눈치싸움을 하지만 어제 9억원에 계약됐어도 오늘 물량이 없고 갑자기 10억원으로 올려도 들어올 사람이 있으면 계약이 되는 게 전세”라며 “지금 같이 전셋값이 오른 상황에 거래가 정체되면 집주인들이 가격을 내리겠지만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물량이 1~2월처럼 많지도 않고 급하다는 물량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름방학 수요자들은 불과 3월에 10억이면 얻을 수 있던 전셋집을 11억원, 12억원을 내고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분위기는 대치동뿐만 아니라 도곡동, 역삼동 등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양상에 강남구 전세 매물 수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강남구 전세 매물은 7016건으로, 10일 전(7523건)과 비교하면 6.8% 감소했다. 올해 1월 초 8800여건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넉 달 새 2000여건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매매 가격과 전셋값이 움직이는 양상은 비례하게 돼 있다”며 “최근 강남의 전셋값 반등은 매매 가격이 오르면서 같이 나타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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