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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계, ‘역대 최고’ 매출 달성…티켓 판매 5600억원
전체 공연 티켓 판매 5600억원
뮤지컬 시장이 전체의 76% 차지
“올해 9000억원 이상으로 성장할”
뮤지컬 '웃는 남자' 공연. [EMK뮤지컬컴퍼니]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박효신 김준수 옥주현 등 뮤지컬계 톱배우들이 총출동하고, 엔데믹 분위기와 함께 그간 억눌린 문화 소비에 대한 갈증이 폭발한 지난 한 해 공연시장은 눈에 띄게 성장했다. 팬데믹 이전보다 무려 43%나 상승했다. 역대 최고 매출 달성이다.

31일 재단법인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2년 공연시장 동향 총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공연 티켓 판매액은 약 559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이 기록한 약 3897억원보다 43% 늘어난 수치다. 전년도(2021년)에 비해서는 82% 증가했다. 공연 산업에서 이러한 티켓 판매액을 달성한 때는 없었다.

지난 한 해 전국에선 1만 4447건의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2021년 대비 36%, 공연 회차는 46% 늘었다. 공급과 수요 모두 안정적인 성장을 보인 한 해였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지난해 해외 주요 공연시장인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가 코로나19 영향 속에 저조한 티켓판매를 보이는 것과 달리 한국 공연시장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줬다”며 “전 장르에서 나타난 ‘스타’ 중심 마니아 관객 증가, 영화·미디어·게임·유튜브 등 대중적 콘텐츠 기반 공연을 통한 새로운 관객 유입, 인건비·물가·환율 상승으로 인한 공연 관람료 상승 등이 티켓 판매액 증가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오디컴퍼니 제공]

공연 시장 확대를 견인한 것은 뮤지컬 장르다. 지난해 뮤지컬 시장은 최대 호황기를 맞으며, 역대 최대 티켓 판매약을 달성했다. 뮤지컬은 전체 공연 시장의 76%(약 4253억원)를 차지하는 매출을 일궜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공연건수, 티켓판매수·판매액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하며 티켓단가 상승으로 인한 시장규모 확대가 아닌 온전한 관람객 증가로 인한 성장이었음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클래식은 지난 한 해 가장 많은 공연을 올린 장르로, 가장 적었던 무용보다 약 8.4배 많았다. 다만 티켓 판매액은 전체의 12%에 해당하는 약 648억원 수준이었다. 연극은 뮤지컬(약 738만 명) 다음으로 많은 관객(238만 명)이 관람한 장르이나, 티켓 클래식보다 적은 약 468억원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무용(약 147억원, 3%), 국악(약 54억원, 1%) 순으로 나타났다.

예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작품은 대부분 뮤지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티켓예매 순위 상위 20개 작품은 서울과 부산의 500~1000석 이상의 중·대극장 공연에서 1개월 이상 장기간 공연된 ‘엘리자벳’, ‘지킬 앤 하이드’, ‘데스노트’ 등의 라이선스 뮤지컬 13건, ‘태양의 서커스-뉴 알레그리아’, ‘라이언킹’ 등의 내한공연 4건, ‘웃는남자’, ‘서편제’ 등 창작 뮤지컬 3건이었다.

뮤지컬 ‘데스노트’ [오디컴퍼니 제공]

공연 건수와 티켓 판매액이 가장 높은 달은 12월(1907건·855억원)이었다. 공연계 극성수기에 해당하는 시기다. 7월의 티켓 판매액도 593억원으로 나타났다. 여름휴가 시즌임에도 상당한 성과였다. 반면 작년 4분기는 11월 이태원 참사로 인해 티켓예매 증가가 주춤했으나, 판매액은 1856억원으로 모든 분기 중 가장 큰 매출을 올렸다.

지역 분포를 살펴보면 전국 공연 중 서울 공연 건수 비율이 43%, 티켓 판매액은 75%로 수도권에 집중됐다. 하지만 지역 공연시장의 회복세도 감지됐다. 서울 비중은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던 2021의 88%보다 13%포인트 감소했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티켓예매가 가장 많이 이뤄진 지역은 연극은 대구(약 9만매), 뮤지컬은 부산(약 29만매), 클래식은 대구(약 21만매), 무용은 부산(약 2.9만 매), 국악은 광주(약 2.7만매)로 나타났다.

올 한 해 전망도 좋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팬데믹, 대규모 사건·사고 등 공연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외부적 요인 없이 2022년의 성장세와 탄력을 이어간다면 2023년 한국 공연시장은 약 9000억원(대중음악 포함) 이상의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에는 대중음악을 제외하고 티켓 판매액을 집계했으나, 내년부턴 대중음악 장르까지 공연 티켓 판매액으로 함께 집계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관계자는 “소극적으로 추산한 수치이나, 올해에도 대중음악 장르를 포함했다면 9000억원 이상 규모가 됐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귀띔했다.

특히 부천아트센터와 인천 영종도의 인스파이어 아레나 등 중·대규모 공연장들의 개관, 코로나19와 고환율 부담으로 연기됐던 해외 작품들의 내한이 이어지며 올 한 해 공연 시장의 확장이 기대된다. 실내 마스크 해제 방침도 공연 수요에는 플러스 요인이 되리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공연계 양극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티켓파워를 가진 스타들이 시장을 견인하고, 콘텐츠나 미디어와 결합한 공연들이 관객 저변을 확대하며 공연시장을 키우겠지만, ‘익숙한 콘텐츠’와 ‘유명한 출연진’이 나오는 공연으로 관객 집중이 가속화돼 공연 수요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불균형 완화를 위해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 기간에 세분화된 관객을 다각도로 고려한 공연업계의 기획·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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