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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곤 포르노 vs 국모…정치권 뒤덮은 ‘김건희 공방’[정치쫌!]
여야, 김건희 사진 놓고 일주일째 ‘설전’
자당서도 쓴소리…“장경태 사과 필요해”
“국모 표현, 시대 흐름 맞는 단어 써야”
정치권 공방 지속돼 국민 피로도↑ 비판
김건희 여사(왼쪽)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를 안고 있다. 1992년 소말리아 바이도아 유니세프 급식센터를 찾은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의 모습. [연합·온라인 커뮤니티]
“김건희 여사의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 논란이 되고 있다. 가난과 고통은 절대 구경거리가 아니다. 그 누구의 홍보 수단으로 사용돼서도 안 된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떤 의도를 떠나서, 우리가 해야 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김 여사는) 그래도 대한민국의 국모(國母)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지난 1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논란이 논란을 낳는 형국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4박 6일간의 동남아시아 순방에 동행한 김 여사가 지난 12일(현지 시간) 캄보디아에서 심장질환 아동과 찍은 사진에서 촉발된 여야 간 공방전이 일주일째 지속되고 있다.

대통령실이 해당 사진을 공개하자 야권에선 김 여사의 옷차림, 구도 등이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이 지난 1992년 소말리아 봉사활동에서 찍은 사진과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장 의원은 김 여사의 사진을 ‘빈곤 포르노’라고 표현했다. 이에 여권에선 ‘유사 성희롱’, ‘반여성적’, ‘인권 모욕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의 ‘국모’ 발언도 나왔다.

두 의원의 발언 모두 자당 내에서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라디오 방송에서 “(장 의원이) 다른 표현들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었음에도 국민들이 생각할 때 과한 표현일 수 있었다”며 “사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 복당 신청을 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역시 같은 날 라디오 방송에서 장 의원의 발언에 대해 “포르노, 이런 발언은 옳지 않다”며 “정치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수를 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 의원이 ‘빈곤 포르노는 사전에도 나오고 학술 용어로도 쓰이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그렇게 주장하려면 학자로 가든지 사상가가 되든지 목사님, 신부님, 스님이 되든지 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김 의원의 ‘국모’ 발언에 ‘시대 역행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당내 5선 중진인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지난 17일 라디오 방송에서 ‘국모는 임금의 아내나 임금의 어머니를 이르는 말인데 이 표현이 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저도 그 생각에 동의한다”며 “우리 스스로 시대 흐름에 맞는 단어나 언어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쯔노이짱바 국제 컨벤션센터에서 '아세안+3' 의장국인 캄보디아 정상 주최 갈라 만찬에 참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이러한 논란 외에도 동남아 순방에서의 김 여사의 행보 하나하나에 대한 비판과 해석으로 정치권의 설전이 이어져 국민적 피로도를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 순방 이후에도 외교적 성과보다 김 여사 논란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 양상이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순방에서 김 여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팔짱을 끼고 찍은 사진에 대해 ‘불편하다’고 비판했고,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주요 20개국(G20) 환영 만찬에서 김 여사가 윤 대통령에게 손짓하는 모습을 놓고 “아주 굴욕적이다. 윤 대통령을 향한 김 여사의 약간 무례한 모습들을 국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고, 실망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정치권 양상에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내 대표적 쓴소리꾼으로 꼽히는 이상민 의원은 지난 14일 “김 여사에 대해 과민하게 주목하는 건 자중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마치 무슨 스토커처럼 하는 건 별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한 것이 있으면 따지는 거야 당연히 공적으로 해야 될 일이지만 옷차림이 어떻다, 누구하고 비슷하다 이런 건 견강부회적 성격”이라며 “그건 좀 결례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제3당에서도 양당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 16일 방송 인터뷰에서 “(여야가) 서로 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정신을 좀 차렸으면 좋겠다”며 “김 여사의 모든 행보가 주목받고 국회에서 말들이 붙고 그냥 김 여사 얘기로만 몇 날 며칠을 보내는 이 상황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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