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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은 왜 '범국민 서명운동'에 나섰나 [정치쫌!]
野 대변인 "낮은 단계의 장외투쟁"
야권 내 강력 장외투쟁 필요성 제기
대국민 여론전부터 우선 시동걸어
여권선 "참사 정쟁화·이재명 방탄" 비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추진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우리는 슬픔과 분노를 간직한 채라도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직장인들로 붐비는 점심시간, 거리에서 마이크를 잡은 이재명 대표는 "국민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직접 진상규명 노력을 해야 할 때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역 5번출구 앞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국정조사·특검 추진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에서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전국에서 온오프라인 서명운동을 개시했다.

"낮은 단계의 장외투쟁".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서명운동의 성격에 대해 "낮은 단계의 장외투쟁이라고 이해해도 틀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 수석은 또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것은 아니고, 국민이 얼마나 참여하는지와 정부 태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온오프라인으로 배포한 서명지에 "윤석열 정부의 책임 회피와 진실 은폐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모든 진실을 밝혀내고 책임을 묻겠다"고 적시했다. 이날을 시작으로 17개 시도당마다 발대식을 개최하고, 전국 순회 서명운동과 온라인 서명운동을 병행하겠다고 계획했다.

앞서 민주당에선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강력한 장외투쟁 필요성에 대한 지적이 터져나왔다. 두 차례의 중앙당사 압수수색과 당대표실 압수수색, 그리고 이 대표의 소환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이에 대한 강력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에서다.

다만 현재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국회를 뒤로하고 전면적인 장외투쟁에 나서는 것은 자칫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명운동이라는 형식을 빌린 대국민 여론전을 적절한 수위로 본 셈이다.

현시점에서는 서명운동 수준이라 하더라도 당 조직을 가동해 거리로 나선 만큼, 촛불집회 등 당력과 조직력이 더욱 집중된 장외투쟁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출구전략을 두고서는 고심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장외투쟁을 시작할 때부터 출구전략에 대한 고심이 있어야 한다. 적절한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국정조사를 반드시 관철시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참사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여권에서는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것은 국민적 슬픔을 정쟁에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또 최근 검찰 칼끝이 이 대표를 향하는 가운데 의석수에서 우위를 점한 거대 야당이 국회를 떠나 장외 투쟁을 벌이는 것은 이 대표를 위한 '방탄용' 여론전이라는 것이 여당의 견해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2일 논평에서 "참사가 불과 2주 지난 오늘 또다시 대규모 '정권 퇴진'을 내건 집회가 도심에서 열렸다"며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주장하면서 정작 의회주의를 내버린 채, '국민 서명'이라는 가면을 쓰고 '이재명 리스크 방탄'을 위한 '길거리 정치'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이어 "국정조사와 추모를 빌미로 한 참사의 정쟁화는 신속한 수사와 진상규명을 저해할 뿐"이라며 "국민의 슬픔을 이용하고 국가적 재난의 정치화와 정쟁을 지속한다면 이는 모든 사람의 또 다른 재난이 될 뿐임을 거듭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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