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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분양 공포, 지방 넘어 수도권 덮쳤다…청약 미달에 미계약 속출 [부동산360]
인덕원자이SK뷰 일반분양 56.5% 미계약돼 줍줍행
청약 미달 단지도 늘어…최근 8곳 중 6곳 마감 실패
“분양시장 옥석가리기 심화로 미분양 더 늘어날 것”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아파트 미분양 공포가 지방을 넘어 수도권을 덮치고 있다. 청약 미달 단지가 속출하는 것은 물론 입주자 모집에 성공하고도 당첨자가 대거 계약을 포기하며 무순위청약(줍줍)으로 넘어가는 사례가 줄잇고 있다. 일부 지역은 이미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고 수도권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과 주택 매수심리 위축으로 집값이 가파르게 빠지는 가운데 고금리·고분양가에 청약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자이SK뷰’는 오는 25일 잔여 508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전체 일반분양 899가구의 56.5%에 달하는 물량이다. 단지는 지난 9월 청약 당시 일반공급 기준 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양호한 성적을 거뒀으나 당첨자는 물론 5배수로 뽑은 예비 당첨자도 줄줄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절반 이상이 주인을 찾지 못했다.

예비 당첨이 됐지만 청약을 포기했다는 한 신혼부부는 “대출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하면 가능하겠지만 금리가 계속 높아지는 시기에 무리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고 귀띔했다.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도 부담이 됐다. 인덕원자이SK뷰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2877만원으로 전용면적 59㎡가 최저가 기준 7억2400만원이었는데 인근 ‘인덕원센트럴자이’ 전용 59㎡의 실거래가는 지난달 7억500만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시세차익은커녕 돈을 더 주고 분양받아야 하는 셈이다.

비슷한 시기 분양한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평촌 두산위브 더프라임’도 전체 178가구 중 62.4%인 111가구가 무순위청약으로 넘어갔다. 평촌 두산위브 더프라임의 경우 일반공급 기준 83가구 모집에 981명이 몰리며 올해 몇 안 되는 두 자릿수 청약경쟁률(11.8대 1)을 기록한 단지가 됐지만 막상 계약에선 이탈자가 쏟아졌고 줍줍행을 피하지 못했다.

최초 청약부터 미달되는 단지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2주간 분양한 수도권 아파트 8곳 중 6곳이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청약접수를 종료했다. 특히 화성시 우정읍 ‘화성 조암 스위트엠’과 인천 중구 운남동 ‘영종하늘도시 호반써밋 스카이센트럴Ⅱ’는 일반공급 기준 각각 208가구 모집에 51명, 564가구 모집에 138명이 청약하며 0.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분양 물량은 쌓이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수도권의 민간 미분양 주택은 7813가구로 8월(5012가구)보다 55.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경기의 경우 3180가구에서 5553가구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양주와 안성의 미분양 물량이 각각 903가구, 235가구 불어난 데다 평택에서 한 달 만에 1302가구의 미분양 아파트가 추가된 여파다.

통상 업계에선 미분양 분수령을 5만가구로 보고 있어 아직 위험한 수준에 다다르진 않았다는 게 중론이지만 미분양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당분간 청약수요가 되살아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는 데다 주택 매매가 하락으로 차익을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원자잿값 인상 등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어 수요자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분양시장은 통상 매매시장과 연동되는데 수도권의 경우 지난 2년간 2030세대가 몰리면서 집값 거품이 심했기 때문에 매매가 하락 폭이 심한 편”이라며 “분양시장 옥석가리기가 심화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당분간 많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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