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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하이텍이 반도체 설계부문 ‘분사’ 검토하는 까닭은 [비즈360]
‘고객인 팹리스와 경쟁하지 않는다’는 의지인 듯
DB하이텍 반도체 제조라인 모습[DB하이텍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삼성전자 다음으로 국내에서 큰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기업인 DB하이텍이 시스템 반도체 설계 부문 분사 추진을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DB하이텍의 파운드리 고객사로 다수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를 둔 상황에서 자사의 역시 설계 부문을 유지하는 것이, 파운드리 사업 확장에 이롭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시스템 반도체 설계 사업을 담당하는 ‘브랜드사업부’ 분사 여부와 관련된 전날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와 관련 “파운드리 사업부와 설계(팹리스)를 담당하는 브랜드사업부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분사를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방법이나 시기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기업인 DB하이텍은 자체 반도체 칩 설계도 하고 있어 파운드리사업만 하는 ‘순수 파운드리’로 분류되지 않는다. DB하이텍은 브랜드사업부를 통해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외주 설계 사업을 진행 중이다. 브랜드사업부의 매출 규모는 전체 DB하이텍 매출의 약 2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파운드리 부문의 고객사들인 팹리스 기업들이 설계 정보 유출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팹리스를 독립법인으로 떼어내고 파운드리 부문 고객사 유치 전략을 강화하겠단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대만의 TSMC가 강조하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실현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한다.

이같은 변화는 지난 5월 황규철 삼성전자 전 전무를 브랜드사업부 사장으로 선임한 뒤 가시화돼 주목된다. 황 사장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30여년을 재직했다. 시스템LSI 사업부 내 상품기획그룹장,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제품개발팀장, 영업팀장, 전략마케팅팀장 등 삼성전자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DB하이텍 부천공장 전경[DB하이텍 제공]

브랜드사업부는 독립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설계 영역을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업계에선 현재 추진 중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DDI 등 고부가가치 제품 분야로의 포트폴리오 확대 가능성을 언급한다.

분사가 확정되면 DB그룹은 파운드리와 반도체 설계를 양대 축으로 해서 반도체 사업을 재편하게 된다. 그룹 측이 반도체 설계 사업을 현재 연매출 9000억원 안팎의 파운드리 사업 규모로 키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DB하이텍이 반도체 사업 관련 추가적인 인수·합병(M&A)나 대규모 시설 투자를 현재까지 계획하고 있진 않다. 다만 기존 경기 부천, 충북 음성 공장(팹)을 100% 가동하면서 설비를 보완하고 고객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안정적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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