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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무분규 합의] “노사관계 전환점”…정의선의 ‘전동화 전략’ 탄력받나 [비즈360]
기본급 9만8000원 인상…역대 최고 수준
전기차 공장 신설 및 생산·기술직 신규채용
투표 거쳐 마무리 예정…“노사 관계 전환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모습.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안이 조합원의 동의를 얻어 확정되면 현대차는 역대 처음으로 4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기록을 세우게 된다. 대내외 위기 속에서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통 큰 결단이 노사 관계의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전날 울산공장에서 열린 15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앞서 노조가 파업권을 확보하며 임단협에 빨간불이 켜지는 듯했지만, 극적으로 접점을 찾았다.

▶역대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9만8000원(4.3%, 호봉승급분 포함), 수당 1만원, 경영성과급 200%+400만원, 하반기 목표 달성 격려금 100%, 품질향상 격려금 150만원, 미래 자동차 산업변화 대응 특별격려 주식 20주(약 36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5만원 등이 포함됐다.

기본급 인상액, 성과급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수당 1만원을 포함하면 올해 기본급 인상 규모는 사실상 10만8000원이다. 현대차의 기본급 인상 폭이 10만원을 넘은 것은 2013년(10만7000원 인상) 이후 처음이다.

이어 노사는 미래 자동차 산업변화 대응과 연계해 직군별 특성에 맞게 임금제도를 개선하고, 연구소 부문 인재 확보를 위한 연구직군 임금체계 개선 방안을 내년 3월 말까지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미래차 대전환 위해 ‘맞손’= 전기차 신공장 건설, 신규 채용 등 전동화 시대 대응을 위한 굵직한 현안에 대해 노사 간 합의점을 도출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노사는 자동차 산업 환경 변화 대응과 고용 안정을 위한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를 마련했다. 이 합의서에 따라 현대차는 국내 최초 전기차 생산 공장을 내년 울산에 착공해 2025년 완공·양산하기로 했다. 완공 기준으로는 1996년 아산공장이 지어진 이후 29년 만의 국내 새 공장이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국내 배터리사와 합작하는 방식으로 울산에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공장으로 생산 차종이 이관되면 울산 다섯 개 공장 중 한 곳이 유휴화된다. 유휴화된 기존 노후 공장은 전기차 수요에 맞춰 미래형 생산시설로 단계적으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기존 노후 생산라인에 대한 보완 투자도 꾸준히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 [연합]

울산에 전기차 신공장이 들어서면서 현대차그룹의 국내 전기차 생산 거점은 경기 화성에 들어설 기아의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용 공장과 더불어 2곳이 된다. 기아의 PBV 전기차 공장은 내년 3월 착공해 2025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생산 규모는 연간 최대 15만대다.

이 외에도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서배너에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연간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 건설을 계획 중이다. 신설 공장 인근에는 배터리셀 공장도 구축, 안정적인 공급망도 갖출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29년 만에 국내에 현대차 신공장을 건립하고, 기존 노후 생산라인도 단계적으로 재건축하는 등 최대 국내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지난 5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 건설 계획을 공개한 데 이어 국내에도 현대차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키로 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에 선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차 노사는 10년 만에 생산·기술직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매년 정년퇴직 등으로 2000명 이상의 생산·기술직 인력 감소가 발생하는 만큼 이를 보전하기 위해서다. 노사는 태스크포스팀(TFT)을 통해 오는 11월까지 채용 규모와 채용 방식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신규 채용은 내년 상반기 예정이다.

▶19일 조합원 찬반투표…“노사관계 전환점 되길”= 이번 잠정합의안이 오는 19일로 예정된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올해 현대차 임협은 완전히 마무리된다. 역대 첫 4년 연속 무분규 합의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파업권까지 확보하며 첨예하게 대립했던 현대차 노사가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데에는 회사의 과감한 투자 계획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 노조 집행부가 중점적으로 요구해 온 국내 공장 신설, 고용 안정 문제 등에 회사가 적극적으로 화답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조 역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다는 점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출고 적체가 심각한 상황인 점 등을 반영해 최대한 파업에 돌입하지 않고 합의안 도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잠정 합의가 국내 경제 회복과 부품 협력사 생산 차질 방지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는 “과거와 같이 어렵다며 찔끔찔끔 내고 감추지 말고,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안을 제시하자고 생각했다”며 “올해 교섭이 새로운 노사 관계의 전환점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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