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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무분규 합의] ‘공동투쟁’ 기아·‘노사갈등’ 현대제철…하투 잦아들까 [비즈360]
‘강성’ 현대차 노조 타협 선택에 투쟁 명분 잦아들어
경제 침체 위기감에 그룹사부터 타협 가능성 높아져
기아 파업 택할 가능성 낮아져…올해도 합의 전망
한국지엠 부평 2공장, 현대제철 특별격려금은 ‘난항’
기아 화성 오토랜드 EV6 생산라인. [기아 제공]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완성차 업계의 대표 격인 현대자동차가 4년 연속 무분규로 올해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에 이르면서 임단협을 진행 중인 다른 자동차 및 철강 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강성으로 분류되던 현대차 노조가 복합적인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회사 측과 타협을 이룬 만큼 다른 업체 노조들도 유연성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그러나 한편에선 국내 공장 투자와 성과급 지급 등 유사한 조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현대차 노사의 극적인 합의는 우선 같은 그룹사인 기아와 현대제철의 임단협 협상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임단협 결과가 먼저 나오면 이에 준하는 수준으로 다른 그룹사의 임단협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공동 투쟁을 결의했던 현대차 노조가 회사 측과 4년 연속 무분규 합의에 이른 상황에서 기아 노조가 파업 등 쟁의 행위를 택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10년 만에 무분규 타협을 도출한 데 이어 올해도 무난하게 합의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기아는 지난달 22일 상견례를 갖고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 측은 기본급 16만2000원 인상과 더불어 지난해 영업이익의 3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교섭 요구안으로 내놨던 성과급 요구안과 같은 수준이다. 현대차 잠정합의안에서 경영 성과급이 경영성과급 기본급 200%와 정액 400만원 수준에서 합의된 만큼 기아 노사 역시 비슷한 수준에서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교섭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됐던 국내 전기차 신설 문제는 기아 교섭에서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기아가 화성 오토랜드에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1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신규 공장을 짓겠다는 투자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현대제철 제공]

반면 현대제철은 상황이 복잡하다. 노조는 지난 5월 2일부터 당진공장 내 사장실을 점거하고 있다. 지난해 거둔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해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와 같은 수준의 특별 격려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의 직원들이 1인당 400만원의 코로나 특별 격려금을 받은 데다 현대차가 이번 잠정합의안에서 성과급 지급에 합의해 현대제철 노조 역시 유사한 수준의 처우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낮추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현대차 노조 역시 영업이익에 비례한 요구안을 관철시키지 못한 만큼 현대제철 노사도 기본급에 비례한 정률 지급에 정액 지급을 더한 수준에서 타협안을 끌어낼 것이란 목소리도 들린다.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노사 간 임단협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과 경기 침체로 인한 판매 저하 등 경영 불확실성은 또 다른 배경이다. 양사 노조가 파업 등 쟁의행위를 선택한다면 국민적인 비난을 피하기도 어렵다.

다만 양사 모두 경영진이 새로 교체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임단협 교섭이라는 점에서 원만한 타협은 미지수다. 특히 한국지엠 노조는 현대차그룹의 국내 투자 발표를 거론하며 말리부, 트랙스 단종으로 폐쇄 위기에 처한 부평 2공장에 대한 미래 발전 방안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타이어 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제1 노조인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가 금속노조의 20일 총파업에 가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노총 전국고무산업노동조합연맹 소속 한국타이어 노조는 교섭 초기인 만큼 조업이 전면 중단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화물연대 파업으로 출하 지연을 겪은 이후 다시 생산 차질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불확실한 대외 변수가 대두되는 가운데 현대차의 4년 연속 무분규가 주는 의미는 크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타사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내지 않더라도 협상이 길어진다면 하반기 원자재 가격 인상과 임금 인상 압력으로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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