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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하이닉스 눈독들이는 ARM, M&A는 과연? [비즈360]
소프트뱅크, 지분매각 대신 IPO로 전략 선회할 듯
반도체 기업 몸값↑, 규제당국 규제 강화 등 장벽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퀄컴 등 단일 기업 인수 쉽지 않을 전망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의 영국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기업) Arm 인수설이 나도는 가운데 인수합병(M&A)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Arm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업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인텔, 퀄컴 등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박정호 부회장이 주주총회 직후 “Arm 인수를 다른 기업과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SK하이닉스도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사업 경쟁력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Arm 공동인수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SK하이닉스 제공]

인텔은 지난 2월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인텔 인베스터 데이 2022’에서 Arm 인수 컨소시엄이 구성된다면 참여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인텔은 이전부터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공동인수를 언급한 SK하이닉스와 함께 인수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거론됐다.

삼성전자는 한종희 부회장이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2022에서 대규모 M&A 가능성을 언급했고 지난 5월 5년 간 450조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후보군으로 꼽히기도 했다.

퀄컴도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가 최근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투자에 관심을 보이며 “컨소시엄이 Arm을 인수할 정도로 충분히 크다면 다른 업체들과 함께 참여할 의사가 있다. Arm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려면, 많은 회사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반도체 기업들의 Arm 인수는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몇 년 새 반도체 회사들의 기업가치가 치솟은 가운데 국가 전략산업으로 꼽히는 반도체 기술은 외교자산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각국 정부의 움직임이 거세고, 반독점 규제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은 좀처럼 완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서다.

실제로 대주주인 소프트뱅크는 Arm을 엔비디아에 660억달러(약 86조원)에 넘기려고 했으나 영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이 독과점을 우려하며 M&A를 승인하지 않아 무산됐다.

르네 하스 Arm CEO. [Arm 제공]

르네 하스 Arm CEO도 최근 FT와의 인터뷰에서 IPO(기업공개)를 언급하며 소프트뱅크의 지분 매각 계획이 IPO로 선회했음을 시사했다. 하스 CEO는 IPO를 통해 현금을 조달하겠다며 자금 운용 방향에 대해 “M&A나 빠른 인력 충원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비전펀드 운용손실 등으로 17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사상최대 적자를 냈는데 매각이 실패한 이상 상장을 통해서라도 시장에 지분을 내놓아 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6년 Arm을 234억파운드(약 36조4000억원)에 인수했는데 이번 IPO에서는 기업가치를 500억달러(약 65조1000억원) 수준으로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rm은 스마트폰의 핵심 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팹리스의 팹리스’라 불리며 반도체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소프트뱅크 인수 이후 Arm은 지난해만 21억달러의 매출을 내며 전년대비 35% 증가했고 조정이익은 10억달러로 68% 급증하기도 했다. 뛰어난 설계기술과 지적재산권(IP) 덕에 여러 반도체 회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기업이기도 하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실제 상장이 이뤄질 경우 한 기업이 지배력을 갖는 인수는 단기간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상장 이후 시장에 나오는 주식을 매수하며 각 기업들의 지분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김형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일 반도체 기업의 ARM 인수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퀄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인텔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전에 참여할 의지를 내비치고 있으나 성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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