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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미 시인 “윤재순 시, 풍자 아냐…잠재적 성범죄자 특징 보여”
최영미 시인.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최영미 시인이 최근 성 비위 전력에 이어 과거 시집 표현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에 대해 “잠재적 성범죄자 특징이 보인다”고 비판했다.

2017년 시 ‘괴물’로 문단 내 성폭력 실태를 고발한 최 시인은 16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며 “이런 분을 굳이 나라를 대표하는 비서실의 비서관으로 앉혀야 되는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윤 비서관은 검찰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2002년 11월 출간한 시집 속 ‘전동차에서’라는 시에 ‘전동차에서만은 짓궂은 사내 아이들의 자유가/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보고/엉덩이를 살짝 만져보기도 하고’ 등의 구절을 넣어 논란을 빚었다.

이와 관련해 최 시인은 “확실히 제 취향은 아니다. 시라기보다는 산문에 가까운 글”이라며 “언어의 밀도가 아주 낮고 창의적 표현도 거의 없고 재치나 은유나 기법적인 측면에서도 조금 수준이 낮다. 있는 그대로 그냥 보고 있는 내용을 쭉 내려쓴 글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인도 사회 구성원이고 어떤 지켜야 할 선이 있다”며 “표현의 자유는 물론 중요하지만 공동체 일원으로서 그것이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 시인은 ‘윤 비서관이 왜 이런 시를 쓰게 됐다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개인적 추측인데 시 속에서 성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한 시기에 자신의 욕망을 삐뚤어진 방식으로 배출하는 청소년기 자아가 고착된 사례, 성에 대한 인식이나 욕망이 청소년기에 고착된 어떤 남성의 내밀한 욕망을 읽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자의 엉덩이를 만지는 걸 그냥 ‘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라고 표현하는 걸 보면 이분이 좀 인격적으로 성숙되지 않은 분이구나 (생각했다)”라며 “한국사회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성분들 가운데 성에 대한 인식이 아주 낮은 분들이 있다. 공부만 하고 여성을 어떻게 대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소년기에 고착된 성에 대한 욕망 그것에 대한 인지가 글로 보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 시인은 ‘시가 성추행 가해자의 무례함을 풍자하려는 의도’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구차한 변명”이라며 “두 번을 정독해서 읽어봤는데 어떤 풍자도 보지 못했고 그분이 쓴 글은 빗대어 표현한 것이 아니라 그냥 그대로 썼더라. 그렇게 보는 분들의 기본적 문학적 소양에 대해서 의심이 든다”고 반박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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