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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 대치국면에 시진핑 만나는 文대통령…위기의 ‘평화 프로세스’ 돌파구될까
한중 화상정상회담 2월 4일 동계 올림픽 전 유력
北 핵실험·ICBM 카드 꺼내들며 북미 상황 악화
文대통령, 시진핑 통해 중국 설득 요청 주력
지난 2019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파푸아뉴기니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포트모르즈비 시내 스탠리 호텔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르면 설 연휴가 시작되는 28일 이전에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북제재에 반발한 북한이 핵실험 재개 카드를 꺼내드는 등 북미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만남이다. 한중 화상정상회담은 북미간 강대강 대치로 무산 위기에 잇는 한반도평화프로세스(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항구적 평화체제) 재가동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정부는 내달 열리는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북한의 불참과 미국의 외교적보이콧 선언이 이어지면서 문 대통령은 방중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청와대는 “내달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문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관례를 참고해 적절한 대표단이 파견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며 불참을 공식화했다. 대신 정부는 문 대통령과 시 주석간의 화상 정상회담을 추진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내달 4일인 점을 고려하면, 한중 정상회담은 그 전에 열릴 가능성이 크다. 두 정상은 결국 북미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화상으로 얼굴을 맞대게 됐다.

북한이 핵실험 카드까지 꺼내들면서 한반도 평화시계는 4년전으로 돌아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반도평화’를 위한 문 대통령의 지난 4년간 노력도 무위가 될 위기에 처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4월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 조치를 선언했고, 실제로 북한은 같은해 5월 풍계리 핵실험장을 공개적으로 폭파했다. 이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를 북한의 비핵화 의지로 설명해왔고 이후 진행된 종전선언 논의 역시 북한의 모라토리엄 선언에 기초해 진행됐다. 하지만 북한은 ‘대북제재 해제’를 선행 조건으로 내걸며 종전선언 논의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새해 들어서는 보름 동안 총 네차례에 걸쳐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 북한인 5명에 대한 금융 제재 조치를 취했다.

결국 북한은 이에 반발 북미관계의 ‘레드라인’ 격인 핵실험와 ICBM 발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문 대통령 역시 이집트 순방 중 가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열정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식어버린 것처럼 보인다’는 질문에 “현 상황을 봤을 때 평화구축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북미 상황을 인정했다. 앞서 중국은 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통해 대북제재를 확대하려는 미국의 시도를 무산 시킨바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응수, 독자적인 금융제재 조치를 취한 미국은 안보리를 소집해 유엔차원에서 대북제재 조치를 시도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보류’를 요청해 결국 불발됐다.

한중 정상회담이 북미간 강대강 대치에 제동을 걸고 무산위기에 처한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재가동 불씨를 되살리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레드라인’을 넘지 않게 북한에 대한 설득을 요청하고 나아가 종전선언을 위한 대화테이블에 북한을 참여시키기 위한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은 지난달 2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한국 정부가 추진중인 종전선언을 지지하며, 종전선언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밝힌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집트 언론과 인터뷰에서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서도 "저의 대통령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이를 위한 정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힐만큼 한중 정상회담이 ‘마지막 돌파구’기 될 가능성이 크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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