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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광역 대도시 집값은 ‘뜨겁다 뜨거워’
1월 첫주 아파트값 상승률 살펴보니
상위 10개 지역 중 9곳이 지방
수급불균형·투자수요 유입 등 영향
창원 마산합포, 1주일새 0.48% ↑
작년 상승반전 강원도 오름세 여전

연초 주택가격이 상승한 상위 10개 지역 중 9곳이 지방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집값이 급등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장 둔화세가 거센 가운데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덜했던 비광역 대도시에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역 대부분이 공급 물량이 적은 곳으로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저가주택이나 세컨드하우스용 주택 등으로 투자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KB국민은행 주간아파트동향에 따르면 1월 첫째 주 전국에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로 전주 대비 0.4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마지막주(0.73%)보다 오름폭은 줄었으나 전국 평균(0.05%)의 10배에 달하는 높은 수치다.

가격이 저렴한 구축 단지와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가 배제되는 저가주택에 대한 매수세가 작년 하반기와 비교할 때 크게 줄었지만 끊기지는 않은 분위기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관망 분위기가 강하지만 향후 공급물량이 많지 않고 재개발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매도 우위 시장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부터 나타난 주택시장 둔화세 속에서 상승 흐름을 이어간 곳은 창원 뿐이 아니다. 충북 청주, 전북 전주 등 지방 비광역 대도시가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실제 지난주 아파트값 상승률 상위 10위권 내 파주(0.28%)를 제외한 9곳이 지방이었다. 대전 동구가 전주 대비 0.27% 올랐으며 청주 서원구와 창원 성산구가 각각 0.26%, 0.24% 상승했다. 이 밖에 ▷전주 덕진구·경남 진주 0.23% ▷강원 강릉·경남 양산 0.22% ▷강원 춘천 0.21% 등이 뒤를 이었다. 법률상 대도시는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를 칭하지만 이들 상위지역 대부분은 도내 경제·문화 등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대표 도시로 손꼽힌다.

수년간 침체됐던 강원 아파트 시장이 지난해 상승 반전된 이후 올 들어서도 오름세를 이어간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강릉, 춘천은 물론 속초 등지에서 상승 흐름을 보이는 이유로 일선 중개업계는 수도권과 연계되는 광역교통망 확충과 코로나19로 인한 세컨드하우스 수요 증가를 꼽았다. 현지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아지며 바다가 보이는 전망에 세컨드하우스를 마련하고 싶다는 문의가 늘었다”며 “최근 지어진 전망 좋은 아파트의 30~40%는 외지인이 사들인 집일 것”이라고 전했다.

통상 수도권이 떨어지면 지방도 떨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시장이 반대로 움직이는 이른바 ‘디커플링’은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다. 실제 2010~2013년 수도권 아파트값은 떨어졌지만 지방 아파트값은 강세를 보인 바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상승세가 유지되는 지방 대도시는 지역경제가 그나마 살아 있는 곳으로 대부분 수급불균형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고 단기 가격 급등에 대한 부담이 없는 지역”이라며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수급불균형이 올해 가격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방 청약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는 등 시장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와 세종 등 광역시가 하나둘 집값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타 지방에서도 거래 침체 여파가 가격 조정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은희·서영상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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