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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것 놓치면 MZ세대 못 잡아” 이재용·구광모도 꽂혔다 [비즈360]
삼성 ‘통합’ LG ‘여정’에 방점
고객 경험 全 단계 영향, 제품·서비스 파급력↑
기업 간 옥석가리기 본격화될 것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삼성전자·LG전자 제공]

[헤럴드경제=문영규·김지헌 기자] “앞으로 산업에서 이 단어 놓치면 MZ세대 공략도 실패한다.”

바로 ‘경험’을 두고 경영학 전문가들이 내린 진단이다. 삼성과 LG 등 주요 그룹들이 ‘경험 경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총수 신년사부터 새로운 조직명, 주요 제품 브랜드까지 모든 곳에 경험이 관통하고 있다. 경험 키워드가 차별화된 제품·서비스의 핵심 전략인 동시에 자사에 고객을 붙들 수 있는(Lock in) 승부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부터 경험을 전면 강조하면서 내년 총성 없는 ‘경험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조직개편, 신년사에서 부품까지…‘경험 경영’에 올인=최근 삼성과 LG그룹을 중심으로 신년사, 조직개편, 주요 부품 브랜드 등 내년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전략에는 ‘경험’이라는 키워드가 공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달 초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먼저 칼을 빼들었다. 기존 가전(CE)과 모바일(IM) 부문을 합친 DX(디바이스 경험)부문을 신설하면서다. 기존 IM도 경험에 방점을 둔 MX로 개편됐다. 모두 이 부회장이 추진하는 ‘뉴 삼성’의 핵심 철학에 경험이 핵심으로 들어간 것이다.

DX부문의 수장으로 취임한 한종희 부회장 역시 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2 기조연설을 앞두고 ‘맞춤형 경험’이란 비전을 제시했다. 한 부회장은 “언제 어디서나 크고 작은 화면을 시청할 자유를 주고, 각각의 공간을 아름다운 풍경이나 예술작품으로 만들 수 있게 하는 등 혁신 제품과 경험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경험은 ‘통합’이 포인트다. 고객의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세탁기, TV, 냉장고, 청소기, 모바일기기 등 가전군의 통합 시너지 창출을 위해 ‘초연결’ 디바이스(기기) 체계 구축을 시도하는 중이다. 여기엔 ‘스마트싱스’란 연결 플랫폼과 강력한 모바일기기 역량이 중심이 된다. 또한 ‘로봇사업팀’을 TF에서 격상한 것은 개인화 서비스의 최정점을 ‘삼성봇 핸디’ 등 로봇을 통해 실현하겠다는 의지다.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이 CES 2021 삼성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삼성봇™ 케어’, ‘제트봇 AI’, ‘삼성봇™ 핸디’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LG그룹의 경험은 ‘여정’에 방점을 두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고객의 페인포인트(불편지점)를 파악하고 제품 및 서비스 기획부터 사후관리까지 전(全)단계에서의 고객 경험을 강조했다. 이에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을 경영 시스템에도 반영할 수 있도록 “생각과 일하는 방식도 여기에 맞게 혁신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신년사를 통해 ‘F·U·N 경험’을 언급하며 ‘한발 앞서고(First), 독특하며(Unique),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New)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LG전자도 ‘싱큐’앱을 통해 기기간 연결, 록인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AI) 역시 고객경험 차별화를 위한 관심사다.

LG전자의 신개념 라이프스타일 스크린 스탠바이미. [LG전자 제공]

기업 고객 중심의 부품회사들도 고객경험을 중시하고 있다. 삼성SDI는 배터리 브랜드 프라이맥스(PriMX)를 공개하며 ‘최고 품질의 배터리로 고객에게 최상의 경험을 선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LG디스플레이도 최근 공개한 ‘OLED EX’ 패널을 통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데 힘쓰고 있다. EX테크놀로지를 적용한 OLED EX는 ‘개인화 알고리즘’을 통해 3300만개 소자의 개별 에너지 사용량을 예측, 개인별 맞춤 색 표현 등을 지원한다.

▶‘같지만 다른 경험’, 옥석가리기 본격화=산업계 최대 화두로 ‘경험’이 대두된 가운데 그 배경에는 MZ세대의 부각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언택트 문화’가 요인으로 꼽힌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MZ세대 중심으로 소유의 가치보다 경험이 중시되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미래 세대인 이들을 겨냥한 경험의 가치가 소비주의 시대에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시간이 지나면 기업간 ‘경험’의 차이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란 진단을 내놓고 있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나면 고객 입장에서 ‘경험’이란 말이 식상해질 수 있다”며 “결국 어떤 기업이 새로운 체험, 차별화된 체험을 통해 진짜 경험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헌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간 경쟁을 통해 옥석이 다시 가려지는 시기가 올 것”이라며 ‘어떻게 고객 경험을 만들어주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ygmoon@heraldcorp.com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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