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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前부총리가 성폭행" 폭로 펑솨이 실종 후 출현, 다음 수순은?
가해자 장가오리 처벌에 관심
고위급 처벌 어려워
펑솨이 발언 번복할수도
유튜버 홍콩 논평가의 유튜브에서 캡쳐한 장가오리 전 부총리의 모습.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帅)의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장가오리(張高麗·75) 전 부총리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그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4일 “공산당 고위간부들의 불륜사건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것은 장가오리가 처음”이라면서 “사건의 민감하다는 점에서 그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는 지난 2일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과거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인 장가오리 상무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게시물은 삽시간에 삭제됐으나 이 글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구시보 후시진 편집인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펑솨이 모습. 펑솨이가 베이징에서 열린 유소년 테니스 경기에 참석해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후시진 트위터 캡처]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인은 21일 베이징에서 열린 유소년 테니스 경기에 펑솨이가 나타났다며 관련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마흐 위원장이 펑솨이와 화상 통화하는 장면까지 내보냈다.

하지만 곧바로 마흐 위원장과 장가오리 전 부총리가 악수하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IOC는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장가오리 전 부총리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책임자였고, 마흐 위원장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펑솨이와 IOC의 영상 통화에 중국 당국의 힘이 미친 것이라는 의혹이 커진 것이다.

장가오리 전 부총리는 1946년생으로 중국 남부 푸젠성 출신이다. 광둥성 선전시 공산당위원회 서기, 산둥성 위원회 서기, 톈진시 위원회 서기 등을 거친 후 공산당 권력의 핵심인 중앙당 정치국 상임위원 7인에 올랐다. 2018년 퇴임했다. 평소 테니스 애호가로 알려지며, 이 때문에 펑솨이와의 관계도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실종설에 휩싸인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어딘가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긴 트위터 영상을 20일 캡처한 사진.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인은 이날 펑솨이가 베이징의 한 식당에 들어가는 모습이라며 자신의 트위터에 이 15초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펑솨이는 최근 장가오리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행적이 알려지지 않아 실종설에 휩싸였다. [제3자 제공] 연합뉴스

세계적인 관심이 쏠린 가운데 중국 정부가 장가오리에 대한 처분을 유야무야 넘어가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잡지 ‘베이징의 봄’의 후핑(胡平) 명예 주필은 “중국 최고 지도부는 자신들의 규정에 따라 장가오리를 처분할 것이다. ‘공산당당기율처분조례’ 135조항에 따르면 직권 등을 이용한 부당한 성관계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면 당의 처분을 받는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는데, 장가오리는 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최고 지도부였던 장가오리를 처벌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더 많다. 성폭행 의혹 정도로 그를 처벌할 경우 권력의 합법성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직 상하이정치법률대학 교수인 천다오인은 “장가오리가 펑솨이의 고발을 인정할 경우 펑솨이는 중국 페미니스트 운동의 상징이 될 수 있다. 이는 공산당을 잠재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장가오리의 침묵은 과거 역외탈세 ‘파나마 페이퍼스’ 사건부터 혼외자 루머에 이르기까지 공산당이 논란에 대응하는 방식과 일치한다”면서 “중국에서 공직자 성 파문에 따른 징계는 통상 조사가 끝난 이후에 발표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처벌보다는 펑솨이를 압박하는 것이 훨씬 쉬운 해결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펑솨이가 “성폭행 당한 적이 없다”“연인사이였다” 등으로 기존 입장을 번복하면, 장가오리를 처벌할 필요도 없게 된다.

워싱턴포스트는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지만 중국 최고위급에 대한 조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특히 이번 같은 성추문은 더욱 그렇다”면서 “펑솨이가 경기 후 해외 언론과 자유롭게 인터뷰 할 수 있을지 두고 볼일”이라고 말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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