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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화점, 할인 매대가 사라진다[언박싱]
명품백화점 이미지 위해 할인 매대 지양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객 행사 더 사라져
백화점 객단가는 2년새 56.5% 상승
백화점 고급화와 함께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객 행사를 지양하면서 전통적인 할인매대가 사라지고 있다. 더현대서울의 최근 매장 모습.[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 가을 정기세일을 맞아 더현대서울에 들른 여의도 직장인 A(41)씨는 저렴한 셔츠를 사볼까 하다 발길을 돌렸다. A씨는 “종종 가는 집 근처 소규모 백화점만 해도 할인매대가 꽤 있었는데 신규 고급 백화점이라 그런지 할인 매대를 찾기 힘들다”며 “싸지는 않지만, 지하에 행사장만 운영하고 북적이지 않아 깔끔하게 쇼핑하기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매대에 수북하게 놓여있는 할인상품은 백화점 세일을 떠올리면 오랫동안 익숙하게 떠오르던 장면이다. 그러나 백화점이 고급화되고 코로나 팬데믹까지 가세하면서 북적이는 할인 매대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수도권 최대, 서울 최대 등으로 홍보하는 명품, 리빙 매장들이 속속 등장하는 반면 터줏대감이었던 할인 매대는 자취를 감추는 중이다.

할인 매대 치우고, 명품 팝업스토어 늘고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별 할인 매대가 사라지는 트렌드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속화되고 있다. 각 점포별로 워낙 특성이 상이하기 때문에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 모두 통일된 매대 정책을 운영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로 고객의 안전하고 쾌적한 쇼핑 환경을 위한 동선 확보 등의 목적으로 매대 행사를 지양하는 것이 업계 공통사항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1층 더 스테이지에서 최근 ‘고야드 제트 블랙(Jet Black) 스페셜 팝업 쇼케이스’를 열었다.[신세계백화점 제공]

명품백화점으로 위상을 강화한 신세계백화점은 할인 매대 없애기에 가장 앞장서고 있다. 신세계는 2018년 본점이 할인 행사장 자체를 없앤 뒤로 현재 수도권 전점에 할인 행사장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강남점에 유일하게 행사장이 있으나 이 역시 할인을 위한 공간이라기보다는 임시매장, 체험형 콘텐츠로 운영되는 곳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온라인 채널에서도 할인받을 수 있는 요즘 할인은 더이상 오프라인 매장의 유인책이 아니기 때문에 색다른 콘텐츠, 이를테면 명품브랜드 팝업스토어 운영 등으로 고객을 모은다”며 “지방에는 아직도 할인 매대가 많고, 소규모 매장이 많은 생활매장 등은 일부 매대가 있을 수 있으나 줄어드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할인 매대는 과거 손쉽게 매출을 올리는 수단이었지만, 현재는 차별화된 오프라인 매장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단순 할인 이벤트는 큰 의미가 없다는 인식으로 변화했다. 또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할인 상품을 중심으로 에스컬레이터 주변 등에서 매대 행사를 활발히 진행해왔으나, 최근에는 단순 할인 보다는 고급스럽고 편안한 쇼핑환경 조성을 위해 매대 행사가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비웠더니, 돈 더 쓰는 고객들
롯데백화점은 본점 6층에 위스키바 컨셉트의 '맨메이드 소공' 카페를 백화점 최초로 오픈했다.[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본점 5층 남성 해외패션관.[롯데백화점 제공]

백화점은 매대 등으로 빽빽하게 채우는 대신에 여유있는 동선을 설계하고, 곳곳에 비워두는 공간을 늘렸다. 이는 올해 문을 연 더현대서울, 롯데백화점 동탄점, 대전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에서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난 변화로, 매출 상위권 매장이나 최근 리뉴얼을 마친 곳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례로 롯데백화점 본점은 5층 남성 해외패션관을 지난 7월 새롭게 오픈하면서, 신규 브랜드 강화는 물론 면적도 영업면적 기준 기존 2315㎡에서 4960㎡ 규모로 2배 이상 확대했다. 명품 시계 브랜드인 IWC가 카페를 열었으며, 6층 남성관 매장 가운데는 위스키바 콘셉트의 ‘멘메이드 소공’ 카페도 있다.

고급화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고객들이 백화점에 가서 쓰는 돈은 더 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유통이 고전했으나, 백화점은 명품 보복소비 등에 힘입어 타 업태 대비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백화점의 1인당 구매단가(객단가)는 11만7432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2% 상승했다. 이는 대형마트 객단가가 5만6489원으로 같은 기간 6.8% 증가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백화점 객단가는 2019년 8월(7만5018원)과 비교하면 무려 56.5% 증가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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