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18세 황선우, 아쉬웠던 50m…그래도 한국수영 희망 쐈다
황선우 자유형 200m 결선 7위
150m까지 1위…마지막에 힘빠져
차세대 수영스타 화려한 신고식
자유형 100m 등 3종목 더 남아
27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전에서 황선우가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연합]

‘한국 수영의 희망’ 황선우(18·서울체고)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하지만 한국수영의 차세대 스타로 세계무대에 화려한 신고식을 마친 황선우는 남은 종목에서 다시 새 역사 쓰기에 도전한다.

황선우는 27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261의 기록으로 전체 8명 중 7위에 올랐다. 금메달을 딴 톰 딘(영국)과는 1초04 차이였고 동메달 페르난도(브라질)와는 0.6초 차이였다. 50m(23.95초)와 100m(49.78초), 초반부터 스퍼트한 황선우는 150m(1분16초56) 구간까지 1위를 지켰지만 마지막 구간에서 페이스가 떨어져 순위를 지키지 못했다.

이로써 황선우는 2012년 런던올림픽서 박태환이 자유형 200m·400m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 9년 만의 메달 도전에서 아쉽게 좌절했다.

황선우는 비록 메달 획득엔 실패했지만 한국수영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포스트 박태환’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황선우는 전날 준결승에서 전체 6위에 해당하는 1분45초53의 기록으로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박태환 이후 9년 만에 나온 한국수영의 경사였다.

앞서 25일 열린 예선에서 이미 1분44초62의 한국 신기록 및 세계주니어 신기록을 작성하며 전체 출전 선수 39명 중 1위에 등극, 메달 기대를 부풀렸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쑨양(중국·1분44초65)을 앞지르는 기록이다. 그러나 체력 회복이 되지 않은 채 15시간 만에 나선 준결승에서 페이스가 떨어진 모습을 보였고, 결승에서도 아쉽게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하진 못했다.

황선우는 그야말로 ‘폭풍성장’의 아이콘이다. 박태환이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2008년에 만 5세의 나이로 처음 수영을 시작했다. 수영동호회 출신인 부모를 따라 자연스럽게 물과 친해졌다.

수원 팔달초교 6학년 때인 2015년 전국소년체전 대표로 선발된 뒤 서울체중 시절인 2018년 12월 국가대표 후보 선수로 뽑혀 호주 지역대회인 ‘맥도널드 퀸즐랜드 챔피언십’에 참가했다.

이때만 해도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황선우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든 일상이 정지된 지난해였다.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고 각종 대회와 훈련 등이 취소되자 황선우는 부족했던 체력과 웨이트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

황선우는 지난해 11월 열린 ‘2020 경영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8초25의 한국신기록을 세우고 우승했다. 박태환의 종전 한국 기록(48초42)을 6년9개월 만에 0.17초 단축한 것이다. 황선우는 다음날 치른 자유형 200m에서는 1분45초92의 세계주니어 신기록으로 1위에 올라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 수영선수가 세계 기록을 보유한 것은 주니어와 시니어를 통틀어 황선우가 최초다.

황선우의 역영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 5월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자신의 자유형 100m 한국 기록을 6개월 만에 48초04로 다시 갈아치웠다. 자유형 200m에서는 1분44초96에 레이스를 마쳐 역시 자신이 보유한 세계주니어 신기록을 6개월 만에 0.96초 또 단축했다. 박태환이 갖고 있던 한국 기록에 0.16초 차로 다가선 황선우는 결국 올림픽 예선에서 이 기록마저 깨버렸다.

황선우의 키는 186㎝, 몸무게는 74㎏이다. 두 팔을 벌린 거리인 윙스팬은 193㎝다. 황선우의 우상인 박태환의 신체 조건(키 183㎝, 몸무게 74㎏, 윙스팬 196㎝)과도 비슷하다.

황선우는 ‘로핑 영법(loping stroke)’을 구사한다. 한쪽 스트로크에 힘을 더 실어주는 비대칭 스트로크다. 미국의 수영여제 케이티 러데키가 구사하는 일명 ‘엇박자 수영’이다. 황선우는 오른팔을 뻗을 때 힘을 더 싣는다. 체력 소모는 크지만 단거리에서 폭발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어 스피드를 내는 데 유리하다. 놀라운 건 누구한테 배운 게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이 영법을 터득해 자신만의 영법으로 몸에 각인했다는 점이다. 황선우의 천재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황선우는 이제 두 번째 목표를 향한다. 한국 선수 최초로 자유형 100m 결승 진출이다. 올해 FINA 세계랭킹에서 자유형 100m 13위에 올라 있다. 새로운 수영황제 황선우가 전인미답의 무대마저 정복할지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

조범자 기자

anju101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