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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밥집·옷가게 폐업만 10번→81년생 2조원 '잭팟' 누구길래
안상일 하이퍼커넥트 대표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김밥집, 옷가게, 검색엔진 업체…한때 빚더미 앉았던 ‘창업왕’, 2조원 돈방석에!”

창업에 10번 실패한 후 11번째 만에 ‘2조원’ 규모의 잭팟을 터트린 주인공이 있다. 국내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를 창업한 안상일 대표(40·사진)다.

한때 사업 실패로 빚만 수억원에 달했던 그의 인생은 지난 2014년 하이퍼커넥트를 창업하며 180도 바뀌었다. 글로벌 데이팅앱 ‘틴더’를 운영하는 미국 매치그룹이 하이퍼커넥트를 약 2조원에 매수하기로 한 것이다. 매각 절차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이달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하이퍼커넥트 매각은 국내 벤처기업의 성공적 엑시트라는 의미도 지닌다. 배달의민족 매각 규모(4조7500억원)에 이은 역대 2위 스타트업 빅딜 사례다.

▶사업 실패만 10번…서울대 출신 ‘창업왕’의 10전11기

안상일 대표는 사업 실패만 10번을 경험한 진정한 ‘7전8기’의 주인공이다. 1981년 생으로 올해로 40세다. 지난 2000년 서울대학교 재료공학과에 입학했다.

안상일 하이퍼커넥트 대표 [하이퍼커넥트 제공]

서울대 창업동아리 회장 출신이기도 한 그는 대학시절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 2002년 재학 시절 정보기술(IT) 컨설팅을 다루는 회사를 설립했다. 하지만 당시 IT 솔루션 업체에 했던 투자가 실패하며 큰 손실을 봤다. 그의 첫 사업 실패였다.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2007년 창업동아리 친구들과 인터넷 검색업체 ‘레비서치’를 창업했다. ‘신뢰도 추정 알고리즘’이라는 개인의 평판을 모아 수치로 표시하는 기술을 앞세워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법인을 설립했다. 투자도 이어지며 미국에서 첫 상용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이번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목을 잡았다. 사업을 시작한지 1년도 채 안된 2008년, 그는 8억원대의 빚만 남기고 실패했다. 안 대표는 레비서치 실패 전후로 김밥집, 옷가게, 사진 스튜디오 등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며 재기를 꿈꿨다.

그의 인생을 바꾼 건 11번째 창업 시도였다. 그는 대학 동기인 정강식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병역특례업체 동기 용현택 최고전략책임자(CSO)와 힘을 합쳐 비디오와 인공지능(AI) 기반 영상기술 기업 ‘하이퍼커넥트’를 설립했다.

하이퍼커넥트는 설립 8년만에 매출 2500억원대를 기록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대표 서비스 ‘아자르(Azar)’의 인기 덕분이었다.

영상채팅앱 ‘아자르’ [하이퍼커넥트 제공]

아자르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낯선 사람과 일대일 영상 통화를 할 수 있는 채팅 앱이다. 현재 전세계 230개국에 19개 언어로 운영되고 있다. 해외 이용자 비중이 99%일 정도로,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

지난 3월 기준 아자르의 누적 글로벌 다운로드 수는 5억6000만건이다. 2020년 유럽 전체 구글플레이의 비게임 기준 4위를 기록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2020년 12월 소셜네트워크 기준 전세계 60개국에서 매출 상위 10위에 올랐다.

하이퍼커넥트는 지난해 매출 2579억원, 영업이익 248억원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매출액은 1689억원이었다. 지난해에는 국내 앱 배급사 중 매출 6위, 다운로드수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영상채팅앱 ‘아자르’ [하이퍼커넥트 제공]
▶배민 이후 최대 ‘잭팟’…美 매치그룹에 성공적 ‘엑시트’

서울대 출신 ‘창업왕’에 의해 설립된 하이퍼커넥트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약 2조원의 ‘잭팟’을 터트리게 됐다. 세계 최대 데이팅앱 ‘틴더’를 운영하는 미국 매치그룹에 회사 지분 100%를 17억2500만달러, 한화 약 1조9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미국 매치그룹은 ‘틴더’ 뿐 아니라 약 40여개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시가총액만 47조원에 달한다.

매치그룹 측은 하이퍼커넥트의 대규모 동시접속 처리 능력 및 AI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아시아 및 중동 시장에 진출하려는 매치그룹의 니즈와, 북미 지역 내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았던 하이퍼커넥트 사이의 니즈가 맞물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매각으로 한때 빚만 수억원이던 안상일 대표는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게 됐다. 안 대표의 정확한 지분율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안 대표를 포함한 창업 멤버 3인이 보유한 하이퍼커넥트의 지분은 6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퍼커넥트 제공]

특히, 하이퍼커넥트 매각은 국내 벤처기업의 성공적인 엑시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된 배달의민족(배민)에 이어 역대 2위 스타트업 빅딜 사례다. 배민은 지난 2019년 독일 DH에 약 4조7500원의 규모로 인수된 바 있다.

한편, 매치그룹과 하이퍼커텍트의 합병은 이달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안상일 대표는 이번 매각 사실을 발표하며 “작은 스타트업도 우수한 혁신 기술만 있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하이퍼커넥트가 증명해냈다”며 “기술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매치 그룹을 파트너로 맞이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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