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의 생전 모습.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제공]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생후 16개월 입양아를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정인이 사건’의 가해자인 양모가 오는 14일 1심 선고를 앞두고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정인이 양부모가 법원에 낸 반성문은 총 14건에 달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모 장모(35) 씨는 입양의 날이었던 지난 11일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했다. 그가 지금까지 법원에 낸 반성문은 총 11건이다. 장씨의 남편 안모(37) 씨도 총 3건의 반성문을 법원에 제출했다.

장씨는 1차 공판이 열리기 이틀 전인 지난 1월 11일 첫 반성문을 냈다. 이후 2차 공판인 지난 3월 17일에 두 번째 반성문을 제출했다. 그는 지난 4월 14일 결심 공판 이후 더욱 적극적으로 반성문을 제출했다. 지난 4월과 이달에만 각각 5건과 4건의 반성문을 냈다.

장씨는 최근에는 변호사를 거치지 않고 본인이 직접 반성문을 제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 측 변호인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장씨가 직접 반성문을 제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씨의 첫 번째 반성문에는 ‘훈육이라는 핑계로 짜증을 냈고 다시 돌아가면 손찌검하지 않고 화도 안 내겠다’, ‘정인이가 사망한 날은 왜 그렇게 짜증이 났던 건지 아이를 때리고 들고 흔들기까지 했다’, ‘내가 죽고 정인이가 살아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두 번째 반성문에는 ‘자신으로 인해 바닥으로 떨어진 남편은 정말 잘못이 없다’고 호소하면서 ‘정인이로 인해 눈물 흘린 대한민국의 부모와 아기를 사랑하는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부모의 이런 반성문이 실제 양형에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인 장윤미 변호사는 “공판기일 등에 맞춰 반성문을 내는 등 장씨가 감형을 위해 적극적으로 반성문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범죄의 잔혹성 등을 볼 때 반성문이 양형에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 장씨의 옥중 편지 내용이 유출되면서 실제로는 장씨가 제대로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와 여론은 더욱 부정적이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정인이 양모의 편지를 보면 정인이에 대한 죄책감이나 미안함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며 “정인이에 대한 언급도 거의 없어 지금까지 반성문에 대한 진실성이 의심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이상주)는 14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장씨와 안씨의 선고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입양한 딸 정인이를 상습 폭행·학대하고 복부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안씨도 아내 장씨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4월 14일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장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안씨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