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당 개혁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야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6일 “(우리 당이)약자와 서민, 노동자와 빈곤층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말을 중요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또 “‘영남·강남당’ 이미지가 있지만, 이는 영남·강남에서 늘 당선되니 국민이 이런 이미지를 갖는 것”이라며 “예민히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주도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연사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때아닌 ‘영남당’ 논란을 겪고 있다. 당 안에선 영남권 인사들이 잇달아 요직에 오르는 게 옳은 전략이 될 수 있느냐는 말이 나온다. 유 전 의원은 대구 동구을에서 4선을 한 영남 출신의 대권 주자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당내 ‘영남당’ 논란이 가열될수록 영남권 인사들의 입지가 위축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개혁보수로 집약되는 소신을 앞세워 ‘화제 전환’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은)국민에게 꼰대·마초 이미지로 비춰지고 있다"며 “과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우리에게 입만 열면 경제·안보에 무능하다고 했고, 당시 우리는 그 비난에 시원히 반박할 수 없었다. 무능의 이미지(도 갖고 있다)”고 했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당 개혁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

유 전 의원은 이런 상황에 놓인 국민의힘이 집중해야 할 일은 ‘낡은 보수’ 폐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유’만 이야기하는 ‘가치 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정의와 공정, 평등, 인권 등 (헌법에 있는)다른 가치도 추구하는 정치세력이 돼야 국민 다수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소위 ‘세계여행 1000만원’ 지원 구상,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군 전역자 3000만원’ 지원 방안 등을 거론한 후 “우리도 퍼주기 경쟁에 동참하면 이길 수 없다”며 “우리는 경제를 성장시켜 일자리를 만들 세력이며, 사회복지의 원칙을 만들어 어려운 분들을 돕겠다는 철학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