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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뿌연 하늘 주범, 알고보니 황사 아닌 ‘초미세먼지’[촉!]
황사 짙었던 16~17일 미세먼지 농도↑
초미세먼지 농도 비교적 낮게 나타나
가시광선 파장과 크기가 비슷한
초미세먼지 입자 많으면 빛 산란
시야 흐려져 하늘도 탁하게 보여
23~24일 수도권 등 또 미세먼지

황사 영향 등으로 서울 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17일 경기 광주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하늘이 위와 아래로 상반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황사가 누렇거나 뿌연 하늘의 주범이라는 인식과 달리 하늘의 색을 결정하는 건 보다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PM2.5)인 걸로 나타났다. 중국과 몽골에서 북풍을 타고 남하한 황사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던 지난 16~17일은 하늘이 파랬다. 반면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8~15일은 하늘이 온통 잿빛이었다.

21일 기상청,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당시 미세먼지(PM10) 농도는 100~250㎍/㎥, 지역에 따라 300㎍/㎥을 넘어섰다. 이는 미세먼지 농도 ‘나쁨’(81~150㎍/㎥)과 ‘매우 나쁨’(151㎍/㎥ 이상) 수준이다.

미세먼지에 비해 초미세먼지 농도는 좋은 편이었다. 지난 16일 미세먼지 중 초미세먼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17%밖에 되지 않았고, 17일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8㎍/㎥으로 ‘보통’(16~35㎍/㎥) 수준이었다. 지난 16~17일은 미세먼지와 황사가 농도가 높고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낮았던 셈이다.

미세먼지 농도는 ▷0~30㎍/㎥ ‘좋음’ ▷31~80㎍/㎥ ‘보통’ ▷81~150㎍/㎥ ‘나쁨’ ▷151㎍/㎥ 이상 ‘매우 나쁨’으로 구분된다. 초미세먼지 농도의 경우 ▷0~15㎍/㎥ ‘좋음’ ▷16~35㎍/㎥ ‘보통’ ▷36~75㎍/㎥ ‘나쁨’ ▷76㎍/㎥ 이상 ‘매우 나쁨’이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입자 크기 차이로 구분된다. 미세먼지는 1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의 입자상 오염물질이다.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 중에서도 더 작은 2.5㎍의 입자다. 황사 입자의 크기는 5~8㎍로 미세먼지에 속한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등급 구분. [에어코리아 캡처]

이처럼 미세먼지, 황사, 초미세먼지의 각기 다른 입자 크기가 하늘 색깔을 결정하게 된다.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가 많을 때 빛 산란의 영향이 커 시야가 더 뿌옇게 흐려지기 때문이다. 빛의 파장과 입자의 크기가 비슷할 수록 산란이 더 잘 일어난다.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의 파장은 0.4∼0.7㎛ 정도로 초미세먼지 입자 크기와 비슷하다.

지난 16~17일 중국 북동 지방에서 발달한 저기압과 바이칼호 부근의 고기압의 기압 차로 다소 강한 바람이 일었다. 이런 탓에 중국발 황사가 지난 8~15일까지 국내에서 정체되고 있던 초미세먼지를 밀어냈다.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는 높아졌는데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져 하늘이 파랗게 보였다.

환경부 관계자는 “황사 때 가시거리가 좋다고 해서 대기질이 좋다고 볼 수는 없다”며 “가정에서는 황사가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 등을 사전에 점검하고 노약자 등 취약 계층은 실외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타깝게도 미세먼지는 돌아오는 주(週)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과 22일에는 전국에서 대기 상태가 청정하겠으나, 오는 23~24일에는 대부분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3일에는 수도권·세종·충남, 24일에는 수도권·세종·충북·충남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음’ 수준, 그 밖의 지역은 원활한 대기 확산으로 전 권역 ‘낮음’일 것으로 예상된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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