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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학번’의 한숨…“21학번만 동아리 모집, 2학년은 지원도 못해”[촉!]
“지난해 포기한 동아리 활동, 올해에는 지원도 못해”
2학년 한숨…“잃어버린 캠퍼스 낭만” 볼멘소리
50년째 이어져오던 연극동아리도 “명맥잇기 어렵다” 털어놔
[중앙대 온라인 동아리박람회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캠퍼스 낭만인 동아리·자치 활동이 얼어붙었다. 대학 내 수십년째 이어져 온 동아리도 명맥을 잇기 어려운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지난해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지 못했던 20학번의 경우 올해 지원에 제약이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2학년에 재학 중인 20학번 김모(20) 씨는 새학기 동아리 신입생 모집 철을 앞두고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해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유행으로 동아리 가입을 포기했던 김씨는 올해는 교내 동아리 활동에 지원하려고 했지만, 아예 1학년을 상대로만 지원을 받거나 경쟁자들이 쏠리면서 ‘합격’조차 어려웠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동아리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아 지원하지 않았는데 올해 많은 동아리에서 새내기들만 가입할 수 있도록 해 아쉬웠다”고 했다. 이어 “선착순으로 부원을 모집하는 코딩 동아리에 지원서를 넣었지만 지원자가 몰려 온라인 신청 폼(양식)이 버벅거리더니 결국 가입마저 실패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의 한 사립대의 온라인 재학생 커뮤니티에서는 ‘지난해 봉사 동아리에 가입해서 한 것이라고는 결과물도 없는 활동밖에 없어 올해는 제대로 시스템 갖춘 동아리를 찾고 있지만 모두 21학번만 뽑는다. 20학번인 게 죄다. 차라리 재수를 한 번 더 할걸’이라고 한탄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같은 커뮤니티의 다른 이용자도 “작년에 모집 안 하던 동아리는 올해 모집할까 싶어서 공지를 살펴봤더니 다 21학번만 뽑는다. 20학번으로 들어온 게 죄”라는 게시 글을 올리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캠퍼스 내 동아리 활동도 부실해졌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부분 대학교의 동아리 활동은 비대면 방식이나 ‘쪼개기’로 대체됐다. 동아리방, 강당 등 학교 동아리 시설 이용도 불가능하다. 공연·예술 분야 활동도 위축돼 캠퍼스 내에서 수십년째 명맥을 이어오던 동아리들도 운영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서강대에서 연극 동아리 회장으로 활동하는 이현서 씨는 “지난해에는 동아리 홍보 자체도 어려웠다”며 “학생들이 캠퍼스를 돌아다니면서 포스터를 보고 지원해야 하는데 그럴 일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60년 개교 이래 50년 넘게 이어 오던 동아리 운영도 위태로워졌다고 했다. 그는 “대면 활동을 금지 당하면서 동아리 정체성도 크게 잃었다”며 “공연 예술은 대규모 인원이 한자리에 모여 호흡을 맞춰나가야 하지만 연극회 명맥을 이어 나가지 못하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에서 광고 동아리 회장을 맡은 이소은 씨도 “실제로 올해 동아리 참여를 이어 나가려고 했다가 비대면 활동이 계속되자 동아리 휴학을 결정한 부원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같은 분야에서 종사하려는 부원들이 많다 보니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친해지고 그 인연을 졸업 후에도 이어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해 그럴 수 있는 경험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일부 대학에서는 신입 부원 모집을 위해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을 도입하기도 했다. 동아리 운영진들 역시 캠퍼스 코로나 2년차에 걸맞는 활동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연세대 총동아리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교내 오프라인 동아리 박람회를 대체해 ‘비대면 실시간 동아리 박람회’를 개최했다. 교내 동아리의 임원들이 직접 온라인 플랫폼에 직접 개설한 동아리 부스에서 신입 부원 모집 설명을 진행했다. 중앙대도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온라인 동아리박람회를 개최했다.

이현서 씨는 “혼란스러운 지난 한 해를 보냈지만 올해는 온라인 공연, 낭독회, 극작 활동 등 비대면에 걸맞는 대책을 고민해 활동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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