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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생은 학생 아닌가요”…학폭 대응서 외면받는 대학생들[촉!]
대학생 10명 중 1명 따돌림 경험…이중 10%는 폭력까지
정부대책서도 대학은 빠져…대학 측도 외면하는 경우 많아
[망고]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수도권의 한 전문대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이모(22) 씨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원격수업이 시작된 후 스트레스가 오히려 크게 줄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괴롭힘으로부터 해방됐기 때문이다.

괴롭힘은 대학에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났다. 학교 친구와 사소한 말다툼이 원인이었다. 말다툼 이후 그 친구와 친한 학생들이 이씨를 무시하고 멀리하기 시작했다. 어느샌가 선배들마저도 이씨와 거리를 뒀다. 이씨에 대한 뒷담화가 이씨에게까지 들리기 시작했고 스트레스는 날로 커져만 갔다.

과 특성상 실습과 조별 과제가 많은 탓에 선후배·교우들과 관계가 중요했지만, 소외받고 위축된 마음으로 인해 학교 성적은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성적에 문제가 가기 시작하자 이씨는 편입까지도 마음 먹었다. 더 이상 학교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씨는 “대학에 가면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직접 겪어 보니 생각보다 더 스트레스가 심하고, 곧 학교 성적과 미래의 진로에도 영향을 미치다 보니 결국 학교를 떠나겠다는 마음까지 먹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의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학 내 괴롭힘이다. 최근 학교폭력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올라오고 있지만, 대학 내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많은 사람이 외면하고 있다.

이는 정부도 마찬가지다. 교육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제4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에도 대학에서 벌어지는 폭력에 대한 대응 방안은 실려있지 않다.

대학에서는 일반적으로 인권센터나 전문 상담사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실효성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대부분의 피해자가 중·고교때와 달리 따돌림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학에서도 큰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상담 수준에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학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 문제는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 지난해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대학생 포털 캠퍼스몬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2%가 ‘대학에서 따돌림을 겪은 적 있다’고 답했다. 따돌림을 당한 학생 중 27.3%는 욕설이나 모욕적인 언어 등 언어폭력까지 경험했으며, 10%는 ‘구타나 폭력까지 당했다’고 답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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