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108만 고양시민 다리 ‘피프틴’, 13년 만에 ‘종료’[촉!]
연평균 25억원 적자 감당 못하고 서비스 종료
일부 시민들의 악성 이용에 20%는 사용 불가
수원시 ‘타조’ 도입, 피프틴보다 2배 이상 비싸
고양시 공공자전거 피프틴 [에코바이크 제공]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1 일산에 거주 중인 직장인 강현준(34) 씨는 일산 내에서 이동할 때면 버스 대신 꼭 공공자전거 ‘피프틴’을 이용한다. 대학생 시절부터 10년이 넘도록 몸에 베인 습관이다. 지금의 아내와 연인시절 데이트를 할 때도 피프틴을 함께 타고 호수공원을 가곤 했다. 파주 출판단지까지 왕복 25km 거리를 이동한 건 피프틴과 함께 한 가장 긴 여정이었다.

피프틴 서비스 종료 소식에 강씨는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함께한 친구가 추억으로 남는 것 같은 아쉬움”이라고 말했다.

#2 미술학원 선생님인 윤화영(35) 씨에게 ‘피프틴’은 자가용이나 다름없다. 집 앞 공원에서 피프틴을 빌려 지하철 역 두 정거장 거리인 미술학원으로 가는 게 그의 출근 방법이다. 오히려 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빠르다. 피프틴을 타고 아침 공기를 마시며 공원길을 가로지르다 보면 출근의 괴로움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곤 했다.

윤씨는 “피프틴이 사라지면 이제 출근길의 상쾌함도 느끼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이참에 자저거를 한 대 구입할 예정”이라고 아쉬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108만 고양시민의 ‘다리’ 역할을 해준 공공자전거 피프틴이 13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소식에 많은 시민이 아쉬움을 전하고 있다.

2009년 출시된 피프틴의 이용자 수는 지난해에만 140만명에 달한다. 2015년에는 약 150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시간에 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공원 등과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외관, 적재적소에 설치된 스테이션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고양시는 2010년 환경부로부터 ‘대한민국 그린경영 대상’, 2018년에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자전거 이용 활성화 우수단체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이 돈을 지불하지 않고 억지로 스테이션에서 자전거를 뽑아 쓰거나, 반납을 하지 않고 길거리에 버리는 등 몰지각한 이용으로 인해 심각한 손해를 안게 됐다. 고양시에 따르면 2500대의 자전거 중 파손 등의 이유로 못 쓰게 된 자전거만 500여대에 달한다.

적자도 심각했다. 고양시에 따르면 피프틴의 연간 적자는 평균 25억원이다. 적자가 줄어들지 않고 시설 노후화로 오히려 비용이 증가하면서 결국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

새롭게 도입하는 공공자전거 '타조' [수원시 제공]

고양시는 피프틴을 대신해 수원시에서 운영하는 공공자전거 ‘타조’를 도입할 예정이다. 일산동구 장항동과 일산서구 탄현동, 덕양구 향동동 등을 중심으로 1000대를 3월 초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타조는 정해진 스테이션 없이 지역 어디서나 자유롭게 자전거를 주차하고 반답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다만 타조의 이용요금은 기본요금 20분에 500원이며, 10분당 200원이 추가되는 방식이다. 1시간 기준 피프틴의 2배가 넘는다. 또 스테이션이 없다 보니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만 자전거가 밀집될 가능성이 높고, 건물 내부에 들여놓는 등 악성 이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123@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