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개표하라”·“하지마라” 시위 지속…갈가리 찢기는 美민주주의
전문가 “美 리더십 종말” 경고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대선 개표에 불만을 품고 거리에 나선 유권자들이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이 선거를 훔치지 않는 한 내가 이긴다”고 밝힌 기자회견을 TV로 시청하고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

11·3 미국 대선의 최종 승자가 사흘째 가려지지 않은 가운데 이 나라 일부 도시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와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에게 표를 던진 부류가 맞서면서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에선 시위대가 고속도로를 막고 “모든 표를 계산하라”는 구호를 외치다 체포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데 항의한 것이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도 반(反) 트럼프 시위가 벌어졌다. 일부 참가자가 시내 상점의 창문을 부수는 등 폭력 양상을 보이자 주 방위군이 소집되는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갔다.

애리조나 피닉스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하는 부류가 도로를 점령했다. 약 150명이 모인 가운데 일부는 무장을 하고 개표가 진행되는 건물 밖을 에워쌌다.

애리조나의 마리코파카운티에선 개표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트럼프 지지층이 강하게 항의해 개표가 중단되기도 했다. 애리조나는 워싱턴포스트(WP) 등의 집계로는 바이든 후보가 앞서지만, AP·폭스뉴스를 제외하곤 아직 승자를 공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애리조나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선거를 훔치지 않는 한 내가 이긴다”고 말한 것도 애리조나 등을 염두에 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내 지지자들이 침묵하도록 두지는 않겠다”고도 했다. 이미 개표 결과에 불만을 갖고 거리로 뛰쳐 나온 지지자들을 더 부추긴 꼴이다.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시위를 하고 있던 지지자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회견을 TV로 지켜보고 환호성을 질렀다.

‘민주주의의 전형’이라고 칭송받던 미국이 갈가리 찢기는 현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은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했던 국제정치 전문가들의 경고는 백악관의 주인이 누구냐와 무관하게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홍성원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