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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코로나19가 ‘스트롱맨’을 집어삼킨다
트럼프 ‘안일한 대응’ 위기 자초
아베 ‘허술한 정책’ 독주 막내려
벨라루스 루카셴코, 시위 몸살

경제·사회·외교 전반에 걸쳐 강한 발언을 쏟아내며 대중의 인기를 끌어모으던 ‘스트롱맨’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앞에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팬데믹마저 자신의 카리스마로 넘어설 수 있다 과신하며 코로나19 방지 대책에 무관심했던 스트롱맨들이 하나둘 권위에 손상을 받거나 권좌에서 속절없이 물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트럼프를 삼키다=지난해까지만 해도 재선 가도에 거칠 것 없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벼랑 끝에 내몬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코로나19다.

AP통신이 미 대선 투표일이던 3일(현지시간) 유권자 10만6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가장 많은 10명 중 4명이 코로나19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특히 유권자 10명 중 6명은 경제가 다소 손해를 입더라도 코로나19 확산을 제한해야 한다고 답했다.

바로 이 수치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고전할 수밖에 없던 이유를 설명하는 지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3월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코로나19 자체가 별로 위험하지 않다고 저평가했다.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조치가 중요하다는 보건 전문가들과는 사사건건 부딪히며 경제활동 재개만을 주장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경제활동 재개로 9월 닥친 2차 유행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했고, 미국을 약 980만명이 넘는 세계 1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 국가로 만드는 우를 범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된 것은 직격탄이 됐다. 선거 분석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의 여론조사 분석 결과 코로나19 2차 팬데믹이 본격화 하던 7월 초 40%로 최저치를 기록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후 조금씩 상승하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추격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2일 코로나19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그동안 쌓아올린 지지율이 단번에 꺾이고 말았다. 불과 열흘 만에 코로나19에서 회복이 됐다며 유세 강행군을 펼쳤지만 뒤늦은 노력이었다.

▶스트롱맨 흔들고 끌어내린 코로나19= 7년 8개월간 이어진 일본의 스트롱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독주의 막을 내리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코로나19 팬데믹이란 분석이 많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창궐한 이래 가끔 모습을 드러낸 아베 전 총리가 발표한 허술한 정책들은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모든 가구에 천 마스크를 2장씩 배포하겠다는 정책은 ‘아베노마스크(アベノマスク, 아베의 마스크)’란 신조어만 남기고 비웃음의 대상이 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결국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아사히신문 조사 결과, 2012년 12월 2차 집권 이후 가장 낮은 29%까지 떨어졌고, 이 와중에 모리토모(森友)·가케(加計) 학원 스캔들, 벚꽃놀이 스캔들 등 각종 의혹까지 다시 불거지며 위기에 빠졌다.

26년간의 장기 집권으로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권위도 코로나19 팬데믹을 경시한 스스로의 잘못으로 흔들렸다. 코로나19가 ‘정신병’에 불과하며 보드카와 사우나, 운동 등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펴면서 별다른 방역 제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전염병 확산을 부추겼고, 주민들의 불만을 가중시켰다.

지난 8월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했단 소식은 야권과 시민들의 저항 의지에 불을 붙였고, 이후 3개월째 계속된 시위로 정권이 뿌리째 흔들고 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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