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사상 최초로 트랜스젠더(육체적 성별과 정신적 성별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 의원이 탄생했다.

4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성소수자(LGBT) 인권운동가이자 트랜스젠더인 사라 맥브라이드(30·사진)는 3일 치러진 선거에서 델라웨어주(州)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그는 델라웨어주 제1 선거구에 출마해 공화당의 스티브 워싱턴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이겼다. 델라웨어주 선거부의 비공식 결과에 따르면 그녀는 약 73%의 특표율을 기록했다.

맥브라이드는 LGBT 인권을 옹호하는 비영리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 캠페인’의 대변인으로 일했으며,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2016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도 했다. 그는 의료보장에 대한 접근 확대, 유급 휴가, 최저임금 인상, 형사사법 체계 개혁 등을 주요 의제로 삼아 관심을 기울여왔다.

맥브라이드는 3일 밤 트위터에 “오늘 밤이 LGBT에게 우리의 민주주의가 그들에게도 충분히 크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델라웨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계속 겪고 있는 만큼, 이제 노동자 가족들에게 변화를 보여줄 정책에 투자하기 위한 일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미국 상원의원에 트랜스젠더가 당선된 것은 맥브라이드가 처음이다. 하원에는 트렌스젠더 의원이 진출한 바 있다.

알폰소 데이비드 휴먼라이츠 캠페인 회장은 맥브라이드 당선 소식에 대해 “맥브라이드는 자신 뿐만 아니라 우리 공동체 전체를 위한 역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그녀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대표이자 옹호자로서 목소리를 낸다”며 “이번 승리는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에 상관없이 어떤 사람도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박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