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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년 뒤 세계 중산층의 25%는 중국인…“트렌드, 그들이 정한다”
年6천만명 합류 2027년엔 中중산층 12억
올 총소비 7조3천억달러, 미국 대비 55%↑
핀테크 중기 자본 대출로 중산층 본질 바꿀 수
이익 위해 민족주의 지지땐 민주주의 위협
마스크를 쓴 중국인들이 지난 9월 베이징에 있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발렌시아가 매장에서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중국 중산층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 2027년엔 전세계 중산층의 25%를 차지할 걸로 예측됐다. 올해 만 해도 이들의 총 소비액은 미국보다 55% 많은 7조3000억달러로 압도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 자국 체제에 만족하는 중국 중산층으로 인해 민족주의 흐름이 강화하는 등 세계 정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숫자 게임서 압도하는 그들= 미국 대표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글로벌 중국’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중산층은 2027년께 12억명에 달한다는 추산이다. 세계 중산층의 4명 중 1명은 중국인이 될 거라는 얘기다. 중산층은 구매력평가를 토대(2010년)로 1인당 하루 최대 110달러를 소비할 수 있는 부류로 정해 이 연구소가 헤아린 것이다.

중국 중산층의 증가 속도는 엄청나다. 2006년엔 9000만명에 불과했다. 당시 미국 중산층은 2억명을 넘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미국 중산층의 라이프스타일은 선망의 대상인 ‘아메리칸 드림’으로 통했다. 덩사오핑(鄧小平)이 1978년 도입한 개혁개방 노선이 판세를 뒤집는 계기가 됐다는 진단이다.

2006년 이후 매년 6000만명 가량의 중국인이 중산층에 합류했다. 2016년엔 7억3000만명을 중산층으로 규정하게 됐다. 포드·폭스바겐 등 굴지의 회사가 이 나라에 진출, 고소득을 보장하는 일자리가 많이 생긴 결과다.

이 연구소 추산에 따르면 중국 중산층은 올해 총 7조3000억달러를 소비할 전망이다. 미국 중산층(4조7000억달러)보다 55%가 많은 돈이다. 중산층 개별 소비자로 따지면 미국이 중국보다 더 많이 쓰지만, 중국의 인원수가 워낙 많아 총 소비 측면에서 중국이 1위다.

▶경제 넘어 정치 트렌드도 좌우하나= 중국 중산층의 영향력은 전방위로 퍼지고 있다. 서구의 소비촉진 마케팅 기법을 모방하는 건 옛 일이다. 이젠 트렌드를 이끈다. 전자상거래와 핀테크를 앞세워서다. 중국은 전세계 전자상거래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 소매 판매는 15%로, 미국(10%)보다 많다. 알리페이·위챗 등 디지털결제플랫폼을 쓰는 중국인 때문에 28개국 소매점에서도 이들 플랫폼으로 거래하게 됐다. 중국 소비자를 잡으려고 결제 방법도 바꾼 셈이다.

중국 핀테크는 아예 중소기업 금융의 생태계도 변화시키고 있다. 기존 금융사에선 대출 불가이던 기업이 핀테크를 통해 돈을 융통하게 됐다. 브루킹스연구소 측은 “핀테크로 인해 다양한 혁신 기업을 독려하게 됐고, 성공한다면 중산층의 본질을 ‘샐러리맨’에서 ‘중소기업 비즈니스우먼’으로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중산층의 부상은 위협 요인도 내재하고 있다.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면 민족주의와 팽창주의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중산층의 안정적인 생활패턴을 달성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 수 있다는 의심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중국의 새로운 중산층이 더 많은 개방과 자유주의를 요구할지, 안정적인 성장과 예측가능성을 선택할지 두고 볼 일”이라고 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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