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미 로비자금 지출이 일본의 60%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도 한미FTA와 비자 문제 등 사용처도 제한적이였다.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5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미국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관련 미 법무부의 의회 제출 보고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이 기간 한국 정부와 주미 한국대사관의 대미 로비 금액은 1040만 달러(약 12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일본 정부·주미 일본대사관의 로비 금액(1734만 달러·약 200억원)의 60.0% 규모다.

김 의원은 “우리 정부는 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전문직 비자 관련 법안 등에 대한 로비활동에 국한돼 있지만, 일본은 광범위한 외교 현안에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며 “우리 정부도 충분한 로비 활동을 위한 예산이 편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의 시민단체 격인 비영리단체 ‘책임정치센터’(CRP)는 한국의 대미 로비 금액이 2016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1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일본(1억6000만달러)을 뛰어넘은 세계 1위라고 발표했었다. 또 국내 일부 언론은 이 자료를 토대로 한국의 로비 금액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CRP의 자료는 로비 활동과 무관한 각국 공공기관의 미국 현지 사업비를 포함한 금액이어서 실제보다 크게 부풀려졌다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CRP가 한국의 ‘로비’ 금액으로 포함한 액수에는 코트라의 현지 무역 행사 관련 사업비, KBS의 위성방송 재전송 사업비, 한국관광공사 미주법인의 ‘관광홍보’ 사업비 등이 포함됐다.

일본의 경우에도 일본의 코트라 격인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나 NHK, 일본관광공사 사업비 등이 CRP 자료에서 ‘로비 자금’으로 포함됐다.

홍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