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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핵심기술, 화상회의 타고 中으로?…“정부, ‘줌’ 보안 대처 소극적”
코로나로 줌 인기↑…국내 이용자 700만명 넘어
교육·기업·공공기관 등에서 광범위하게 이용
“줌, 기업 핵심기술·영업기밀 중국 유출 우려↑”
“국정원 가이드라인으론 부족…적극 나서야”
국민의힘은 지난 8월부터 '줌'을 이용해 비대면 당 회의 등을 진행했다. [국민의힘 제공]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 사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해킹, 정보유출 등 보안 관련 우려 역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비대면 원격수업 등 교육분야와 민간 기업, 국회 일부 정당과 지자체 등 일선 공공기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줌(Zoom)’의 보안성 문제를 인식하고도 정작 대처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7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가보안기술연구소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줌은 ▷종단간 암호화 문제 ▷중국 서버 공유 문제 등이 주요 보안 취약점으로 지적된다.

암호화 문제는 줌이 참석자들과 서버 사이 통신만 암호화함으로써 제3자가 서버에서 화상회의 내용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미국에서는 줌 접속자의 개인정보가 페이스북으로 전송되는 일이 발생했으며, 해커 등이 회의에 무단 침입하는 ‘줌 바밍’ 사례도 나오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중국으로의 정보 유출 우려도 크다. 중국계 미국인이 설립한 줌은 아마존웹서비스(AWS)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하는데 트래픽이 폭주했을 경우 중국에 위치한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 경우 암호화를 위한 인증키가 중국 서버에 저장되는 식이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중국에 위치한 데이터센터는 중국 당국에 암호키를 공개할 법적 의무가 있어 중국 정부가 필요시 줌 사용자 데이터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며 “회의 내용이 암호화 없이 그대로 노출될 수 있으며, 화상회의 내용이 그대로 노출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줌은 보안 리스크가 불거지자 패치 등을 통해 단순 보안 취약점과 중국 서버 경유 문제를 개선했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미국 상원의원들은 지난 8월 30일 미 법무부에 ‘줌’ 수사를 요청했고,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줌에 “내부 데이터를 중국 정부와 공유하는지 명확히 밝혀라”라고 촉구했다. 미국, 영국, 독일, 대만 등에서는 정부 기관과 학교 등에서의 ‘줌’ 사용을 금지한 상태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연합]

문제는 국내서는 여전히 ‘줌’을 공공연하게 쓰고 있다는 점이다. 민감한 기업 영업기밀, 지자체와 정부 산하기관 등 일선 공공기관의 회의 내용, 정당의 비공개 회의 등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안드로이드폰 이용자 707만명이 ‘줌’을 이용했다. ‘줌’ 설치한 사람도 969만명에 달한다. 안드로이드폰 뿐만 아니라 아이폰, PC까지 고려하면 실제 ‘줌’ 이용자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정보원이 지난 4월 정부 부처 등을 대상으로 ‘원격 협업시스템 활용 관련 보안강화 협조 요청’을 통해 ‘줌’ 사용자제를 권고했지만, 보안 우려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국정원 가이드라인은 정부 부처나 산하기관 등의 경우 ‘온-나라 PC영상회의시스템’을 기본으로 사용하되, 자체 영상회의 시스템이 있는 곳은 자체 시스템을 사용토록 한다. 상용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국정원과 미리 협의토록 하고 있다.

한 중앙정부부처 공무원은 “부처끼리, 혹은 부처 내에서는 모두 ‘온-나라’를 이용하지만 외부 회의 등을 할 때 상대방이 ‘줌’을 쓰면 ‘줌’을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산하기관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식 의원은 “코로나19로 국내서도 ‘줌’을 교육 분야와 민간 기업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공공기관에서도 알음알음 쓰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의 경우 보안 문제로 사용을 제한하는 곳도 많은데 정부는 ‘줌’의 보안 취약점, 중국 서버 공유 문제 등을 인지하면서도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히 기업 보안의 경우 기술 유출 우려도 큰 만큼, 정부가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 보안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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