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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속검사에서 1차로 양성 판정을 받고도 이를 숨겼다는 보도가 나왔다. 백악관이 대통령의 상태를 알고서도 이 사실을 숨기기 급급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백악관의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인사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정밀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신속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밤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를 하기 전날 저녁에 이미 일차적으로 양성 결과를 받은 상태였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인터뷰에서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의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확인하면서 자신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검사를 받은 뒤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만 언급했고, 이튿날 새벽 1시께야 최종 확진 결과를 트위터에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검사’는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며, 백악관 프로토콜에 따르면 PCR은 신속 진단 결과 양성이 나온 경우에만 실시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초 확진 시점은 이미 논란의 대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사실이 공개된 지 약 36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가 “트럼프 대통령이 진단을 받은 지 72시간이 됐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콘리 주치의는 추후 자신이 말을 잘못한 것이라고 수습하기는 했지만, 이미 여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 판정을 받고도 숨긴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해왔다.

또한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측근 인사들 사이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와중에서도 한 참모에게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며 판정 결과를 발설하지 말라는 함구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실제 힉스 보좌관의 코로나19 확진 사실도 언론 보도가 나기 전까지 극소수만 알 정도로 비밀리에 붙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행정부 당국자는 WSJ를 통해 “웨스트윙에 있는 그 누구한테서도 공식적인 소식을 접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여서 트위터와 TV에 바짝 달라붙어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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