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코로나 확진’ 트럼프 결국 입원…권력승계 비상계획 주목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입원을 위해 월터리드군병원에 도착, 대통령 전용헬기인 마린원에서 내리고 있다.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을 떠나 월터리드육군병원에 입원했다. 직접 마린원(대통령 전용헬기)에 오르고 내리는 모습이 잡혔다. 그가 이날 오전 1시께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밝힌지 17시간여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초짜리 영상을 트위터에 공유, “일이 잘 되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 월터리드병원으로 간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입원을 해야 할 정도로 악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유고시 권력승계 비상계획이 주목된다.

하루도 안돼 변화…“회복 동안 백악관서 집무할 것”→”병원서 집무”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16분께 백악관 관저를 나서 월터리드병원행 마린원에 탑승했다. 양복과 넥타이,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언론에 엄지를 치켜들었지만, 발언을 하진 않았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마스크를 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 “기분이 좋은 상태이고, 경미한 증상이 있다”며 “온 종일 업무를 봐왔다”고 밝혔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이어 “주치의와 전문가들의 권고에 따라 대통령은 월터리드병원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며칠 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는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피로감이 남아 있지만 양호한 상태”라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보다 더 나은 의료장비가 있는 병원행을 택한 것이다. ‘경미한 증상’ 이상의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콘리 주치의는 애초 트럼프 대통령이 회복하는 동안 백악관 관저에서 머물 계획이고, 중단없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란 소견을 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월터리드군병원으로 가기 위해 백악관 관저를 나서며 엄지를 치켜 들고 있다. 그는 이날 새벽 1시 트위터로 자신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알렸다. [AP]

콘리 주치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예방적 조처로 리제네론사의 ‘항체 칵테일(여러 항체를 섞어 만든 것)’과 아연, 비타민D, 멜라토닌, 아스피린 등을 복용했다. 생명공학 회사인 리제네론은 코로나19 항체 약물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초미의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이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해 권력 승계절차를 밟아야 할지다. 백악관은 단호하게 선을 긋는 분위기다.

알리사 파라 백악관 전략공보국장은 CNN에 “권력이양은 없었다”고 말했다. 저드 디어 대변인도 이양 관련 질문에 “절대 아니다”라며 “업무를 책임지고 있다”고 했다.

마크 메도스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미국 국민은 대통령이 업무를 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계속 업무를 볼 것이라는 점을 확신해도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빠르고 신속하게 회복할 것이라고 낙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은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는 진정한 전사”라며 “미국을 위해 매일 싸웠던 힘과 신념으로 병과 맞설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난 잘 지내고 있다”

트윗광인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린 후 17시간 넘게 트윗을 하지 않아 건강에 대한 우려는 증폭했다. 그가 월터리드군병원으로 가기 위해 백악관을 나설 때도 평소와 달리 언론 마이크 앞에 서지 않아 더욱 그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18초짜리 영상이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미리 녹화한 18초짜리 대국민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영상에서 “엄청난 지지를 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고 싶다”며 “나는 월터리드병원으로 간다. 나는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일이 잘 되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퍼스트레이디도 매우 잘 지내고 있다. 대단히 감사하다. 결코 잊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가벼운 증상이면 대중과 소통해야”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리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가 지난 7월 설명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마스크 착용 등 예방조처를 하지 않았던 데다 백악관 참모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정상도 감염돼 “가정적 질문을 넘어선다”는 게 이유였다.

존 후닥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벼운 증상을 보이거나 무증상일 때와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을 만큼 상태가 악화한 시점을 구분했다.

우선 양성판정을 받더라도 곧장 비상조치를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면 직무수행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다만, 승계서열 1~3위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척 그래슬리 공화당 상원 임시의장과 내각 장관은 대통령과 접촉을 금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시장을 안정시키고, 직무 수행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대중과 소통을 이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후닥 선임연구원은 강조했다.

후닥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령인 데다 비만이어서 코로나19에 걸리면 심각한 증상을 보일 고위험군에 속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럴 경우 치료를 위해 인공호흡기와 안정제를 사용하게 된다. 문제는 대통령이 말을 할 수 없게 되고, 인지 능력도 떨어지게 된다는 점이다.

코로나19에 걸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태운 전용헬기인 마린원이 2일(현지시간) 월터리드군병원에 착륙하고 있다. [AP]

이후 대응은 헌법을 따른다. 수정헌법 25조 3항에 따라 대통령은 상·하원에 권력행사·직무수행을 할 수 없다는 서면선언을 제출할 수 있다. 이 조항은 여러 번 발동된 적이 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1985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2002년과 2007년 두 차례) 등이다. 전부 마취제·안정제를 사용한 치료 때문이었다. 대통령이 건강을 회복할 때까지 부통령이 권한대행을 맡는다.

대통령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25조3항조차 적용하기 어려워지면, 같은 조 4항을 발동하게 된다. 부통령과 내각이 의회에 대통령의 권한행사 불가 사실을 알린다.

‘음성’ 바이든,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 광고 모두 내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과 열띤 TV토론을 한 탓에 감염이 우려됐지만,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바이든 선거캠프는 트럼프 대통령을 타깃으로 해 만든 모든 부정적 선거광고를 내리기로 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린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런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월터리드병원에 입원한다는 내용을 백악관이 발표하기 전에 내려졌다.

hong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