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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도 봉쇄도 필요없다”…지친 유럽인들 음모론 솔깃
“코로나 위험 과장·정보 조작”
곳곳 제한조치 반대시위 확산

“마스크도, 봉쇄도 필요없다.”

유럽의 코로나19 재확산세가 뚜렷해지면서 각국 정부의 제한조치 재도입에 대응하는 각종 ‘음모론’이 대륙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시위대는 정부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과장하거나 정보를 조작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리,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마저도 거부하고 나선 상황이다.

최근 영국과 프랑스, 벨기에와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정부가 대중을 통제하기 위해 코로나19를 이용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앞세운 제한조치 반대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트래펄가 광장에서는 수천명이 참석한 ‘우리는 동의하지 않는다(we do not consent)’ 시위가 벌어졌다. 앞서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실내외 구분 없이 6명 이상 모임 금지, 펍과 식당 오후 10시 이후 영업 제한, 마스크 착용 확대 등 일련의 제한 조치를 도입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군집한 시위대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경고’가 거짓이라고 주장하면서, 방역 조치와 백신은 필요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달 초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일었다. 두 시위는 정부의 코로나19 제한조치에 반대하는 ‘바이러스 광기(Virus Madness)’라는 단체가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달 독일 베를린에서도 5만명이 모여 코로나19의 위험이 과장됐다고 주장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는데, 당시 시위에는 극우 극단주의자와 극우 음모론 집단 ‘큐아논(Qanon)’ 관련자 등이 상당수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는 제한조치 반대 시위를 촉발시킨 음모론이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위기에 특히 지지를 받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이 팬데믹의 장기화를 예고하면서 불확실성이 증가했고, 이것이 대중의 불신과 반대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다.

대니얼 졸리 노섬브리아대 심리학 강사는 “최근 정부가 전염병에 대해 진실을 말하고 있지 않다고 믿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면서 “사람들은 바이러스나 급속한 정치변화, 유명인사의 죽음, 테러 공격 등 위기의 시기에 음모론에 끌리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음모론 확산이 정부의 방역 체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졸리는 “음모론은 무시하기는 쉽지만, 추종자가 많아질수록 공중 보건에 실질저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만약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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