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靑 “볼턴 회고록 왜곡·부적절…美, 적절 조치를”
“남북미 외교 개인 관점서 본것
외교원칙 위반…협상신의 훼손”

청와대는 22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대해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에 있어서 한미 정상 간 진솔하고 건설적 협의 내용을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을 바탕으로 왜곡한 것은 기본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형태”라고 말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미국 NSC에 “이러한 부적절한 행위는 한미 동맹 관계에서 공동의 전략을 유지 발전시키고, 양국의 안보 이익을 강화하는 노력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4면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와 정 실장의 입장을 전했다. 정 실장은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에서 한국과 미국, 북한 정상들 간의 협의 내용과 관련한 상황을 자신의 관점에서 본 것을 밝힌 것이고 정확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며 “상당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간 상호 신뢰에 기초해 협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은 외교 원칙 위반한 것으로 향후 협상 신의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며 “미국 정부가 이런 위험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출간 예정인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것은 정 실장이라고 주장했다. 역사적인 북미 간 첫 대화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아닌 문 대통령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는 “(2018년) 3월에 집무실에서 정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만나자는 김 위원장의 초청장을 건넸고 트럼프 대통령은 순간적인 충동으로 이를 수용했다”며 “역설적으로 정 실장은 나중에 김 위원장에게 먼저 그런 초대를 하라고 제안한 것은 자신이었다고 거의 시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모든 외교적 판당고(스페인의 열정적인 춤 이름)는 한국의 창조물이었다”고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해 6월 30일 역사적인 남북미 판문점 회동 비화도 밝혔다. 그는 미국과 북한 모두 북미 양자 간 정상회동만을 원했으나 문 대통령이 ‘동행’ 입장을 고수해 관철했다고 주장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의 반대 등을 이유로 수차례 거절했지만 문 대통령은 주장을 꺾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비무장지대(DMZ)내 오울렛초소까지 동행하겠다고 제안해 겨우 성사된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북한의 도발로 먹구름이 드리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어떻게든 돌파구를 모색해보고자 했던 문 대통령의 구상에 악재가 덮친 상황이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볼턴의 폭로를 통해 ▷미국 정부가 남북한 모두에 큰 신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 ▷한반도문제가 대선을 앞둔 미 정치권에서 정파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우리 정부의 장기적 대미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시켰다고 분석했다. 강문규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