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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관용 “야당에 YS·DJ 같은 지도자가 없다…이러면 100년 가도 진다”[보수 원로에게 듣다]
YS비서실장 6선 출신 박 전 의장
통합당 패배 ‘리더십 실종’ 언급
“의원들도 ‘금배지’에 만족” 비판
“文정권 엉망…야당이 역할 못해”
박관용 전 국회의장. [SBS 뉴스 화면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김영삼·김대중 같은 지도자가 안 보여요. 야당이 이러면 100년이 가도 소용 없습니다.”

박관용(82·사진) 전 국회의장은 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참패 원인에 대해 “용기 있는 이가 없었다”며 쓴소리를 했다. 16대 국회 후반기에 의사봉을 쥔 박 전 의장은 한나라당(현 통합당) 상임고문에 위촉된 후 당명이 계속 바뀔 때도 고문직을 이어가며 당을 향해 고언(苦言)을 쏟아냈다. 그는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보수 진영에서 11~16대 국회까지 내리 6선을 한 보수 정치사의 산 증인으로 꼽히고 있다.

박 전 의장은 지난 21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통합당을 향해 뼈 아픈 말을 쏟아냈다.

그는 통합당의 패배 원인으로 무엇보다 ‘리더십 실종’을 언급했다.

박 전 의장은 “정당은 리더십이 바탕돼야 제대로 작동하는 집단”이라며 “그런데 통합당에선 리더십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도자가 부족하면 소속 의원들이라도 단합해 투쟁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했다”며 “하지만 다들 ‘금배지’에 만족했다. 당을 보살피는 의원들이 부족했다”고 했다. 그는 1960년 제4대 대선 때 이승만 자유당 대통령 후보, 이기붕 부통령 후보에 맞선 신익희 민주당 후보, 조병옥 부통령 후보를 언급했다. 최근 인물로는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을 거론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야당 정치는 언제나 큰 리더가 주도했다”며 “이런 독보적인 지도자가 있었기에 야당이 야당답고, 정권도 가져올 수 있었다”고 했다.

박 전 의장이 생각하는 지도자는 무리의 맨 앞에서 손을 들고 구호를 외칠 줄 아는 사람이다. 지도자는 또 날고 기는 당원들이 모인 당을 한 길로 끌고갈 줄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결국 운전대를 잡은 이가 잘해야 자동차도 똑바로 갈 수 있다”고 비유했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이 21대 총선 직전 손을 잡고 통합당을 만들었을 때 지지율이 ‘반짝’ 뛰었는데, 이 기류가 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도 “정당은 의원이나 당원이 이끄는 게 아니다”고 거듭 토로했다. 유권자를 어떤 ‘이벤트’를 갖고 움직이려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통합당은 이 때문에)국민에게 정부여당을 심판할 기회조차 주지 못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엉망으로 해도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한 것”이라고도 일갈했다.

박 전 의장은 통합당이 지금부터라도 할 일은 ‘발굴’이라고 했다.

‘많고 많은’ 큰 리더가 있던 과거 야당 때로 돌아가려면 더 늦어지기 전에 인재 양성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사회에 지도자감 인물이 얼마나 많은데, 그간 영입하고 길러내는 데 소홀했다”며 “그런 사람들을 영입하고 옹립해야 한다. 시비(是非)는 덮어두고 함께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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