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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변기에선 샌 물 4년 모으면 석촌호수, 수도 사용 1위는 서울대
서울 수돗물 이색 통계 발표
566원 어치 아메리카노 2817잔 만들 양
1인 당 1일 사용금액 뉴욕 보다 8배 싸
서울시청사 앞 아리수 홍보 조형물. [헤럴드DB]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지난 4년 간 서울시 화장실 양변기에서 샌 수돗물을 모두 모으면 석촌호수를 채우고도 남는다. 또 566원 어치 아리수(서울 수돗물)로는 라면 2000개, 아메리카노 2817잔을 만들 수 있다. 물 1t이다. 그만큼 수돗물이 싸다는 얘기다.

서울시는 22일 수돗물과 관련한 다양한 통계를 이처럼 시민이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생활 속 숫자로 환치해 발표했다.

지난해 연간 서울시 수돗물 총 생산량은 11억 5701만 t이었다. 이는 팔당댐 저수 용량(2억 4400만 t)의 4.74배와 맞먹는 규모다. 하루 평균 생산량은 317만 t, 하루 최대 생산량은 480만 t이었다. 급수인구는 1002만 명이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수돗물을 최초로 생산한 101년 전에 비해 하루 최대 생산량은 384배, 급수 인구는 80배로 늘었다. 1908년 9월 뚝도 정수시설에서 조선수도회사가 생산한 1일 최대용량은 1만2500㎡, 급수인구는 4대문 안과 용산 일대 등 12만5000명이었다.

작년에 아리수를 가장 많이 생산한 날은 서울에 첫 폭염 경보가 내려진 7월5일로, 이 날 하루 346만t을 생산했다. 가장 적게 생산한 날은 설 날인 2월5일로, 271만t이었다. 고향으로 내려간 시민들이 많아 일시적으로 수도 사용이 줄어든 것이다.

2016~2019년 양변기 누수량은 704만여 t이다. 석촌호수(636만 t) 양을 넘는다. 이 기간 한해 평균 2만1000여 t이 줄줄 샜다. 양변기 누수는 전체 누수(5만 5000여건)의 39%를 차지했다. 양변기 누수는 육안으로 확인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조금만 신경쓰면 아까운 수자원 낭비를 막을 수있다. 시는 이런 취지에서 올해 1월 1일부터 양변기 누수에는 수도요금 감면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단일 건수로 수도요금을 가장 많이 낸 곳은 공공 요금을 적용받는 관악구 소재 서울대학교로, 8~9월에 총 7억6000만 원을 냈다. 서울대는 2개월에 한번씩 수도검침을 받는다. 상업시설 중에선 송파구 롯데월드가 8~9월 사용료 총 3억7000만 원을 부과받아 단일 고지로 가장 많이 냈다. 한국무역협회가 8월 한달 사용료로 3억2000만 원을 냈다.

일반 가정에서 가장 많이 납부한 곳은 8800여 가구가 사는 송파구 소재 모아파트로, 8월 한달에 14만t을 사용해 요금은 1억 3000만 원이 나왔다. 가구 당 약 1만5000씩 낸 셈이다.

수돗물 가격은 1㎥(1t, 1000ℓ) 당 565.67원에 공급되고 있다. 한 잔에 335㎖인 일반 크기 커피를 2817잔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을 4000원으로 치면, 커피 판매로 1126만8000원을 버는 데 수돗물 비용은 단 565.67만 드는 셈이다. 수돗물 가격은 1965년에 t 당 8원으로, 당시 라면 한 개 가격(10원) 보다 쌌다. 라면 가격(현재 약 1000원)이 100배 오르는 동안 수돗물 값은 70배 오른 셈이다.

시민이 하루에 쓴 수돗물은 평균 292ℓ로, 약 165원 어치다. 1인 당 1일 평균 물 사용금액은 뉴욕(1517원), 파리(457원), 런던(417원), 마드리드(241원) 보다 훨씬 싸다.

서울시 수돗물 유수율은 95.8%로 국내 최고이자, 세계 도시와 견줘 손색없는 수준이다. 유수율은 정수장에서 생산한 수돗물이 수도관을 따라 가정까지 도달해 요금으로 부과한 양의 비율이다. 유수율이 높다는 건 공급 과정에서 누수된 물이 적고 소비자에게 온전히 전달됐다는 뜻이다. 도쿄의 유수율은 96.1%, 파리가 90.4%다. 서울 유수율은 1989년 상수도사업본부 발족 시 55.2%였다. 30년만에 40% 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시는 유수율을 0.1% 올릴 때마다 생산량 감소로 연간 약 8억 원의 예산이 절감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시는 지난해 말 기준 상수도관 전체 1만3504㎞ 가운데 99.5%에 해당하는 1만3440.5㎞ 를 녹이 잘 슬지 않는 관으로 교체, 정비했다. 이는 지구 둘레의 3분의 1, 서울역에서 부산역까지 17번 왕복할 수 있는 길이다.

백호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생활 속 수돗물 통계 수치를 통해 수돗물이야말로 시민 생활에 필수적인, 중요한 자원이라는 생각을 다시 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시민에게 깨끗한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2000여명의 상수도사업본부 직원들이 365일 24시간 내내 불철주야 관리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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