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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저줘도 안 사”…기름의 굴욕
국제유가 첫 마이너스 추락
선물 만기 이벤트에 직격탄
5월물 인수 안하고 6월물로
WSJ “저장시설 원유 가득차”
미국산 유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하락 압력과 원유 선물 만기로 대폭락하면서 급기야 마이너스권으로 추락했다. 이미지는 3D 프린팅된 오일 펌프와 유가 그래프 일러스트. [로이터]

미국산 원유가 국제선물시장에서 폭락, 사상 처음 마이너스권으로 추락했다. ‘공짜’라도 살 사람이 없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선물시장에서 만기일이 닥친 5월물이 아닌 6월물을 선호한 탓에 나타난 ‘일시 현상’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야기한 원유 수요 급감이 글로벌 경제에 던질 연쇄 충격파를 가늠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시장은 분주하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7일 종가 18.27달러에서 무려 305%가량(55.90달러) 폭락했다. ▶관련기사 2·3·5면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건 사상 처음이다. 원유를 퍼올려도 살 사람이 없어 웃돈을 줘야 처분할 수 있는 처지까지 왔다.

이른바 ‘선물 만기 이벤트’가 직격탄이었다. 5월물 WTI 만기일(21일)을 하루 앞두고 선물 투자자가 5월물을 인수하지 않고 6월물로 갈아탄 영향이다. 애초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멈춰 처치가 곤란하게 된 원유 공급과잉 상황에서 가격을 왜곡하는 요인이 겹쳐진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5월물 거래는 12만6000여건에 불과했고, 6월물 거래는 80만건에 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유시설, 저장시설, 파이프라인, 심지어 바다 위 유조선도 원유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5월물 WTI가격의 마이너스 곤두박질은 실제 시장 흐름과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CNBC는 “마이너스 유가가 헤드라인을 장식하겠지만 전망이 그리 어둡진 않다”고 했다.

세계 유가의 기준점으로 통하는 브렌트유는 배럴당 가격이 25달러선이다. 21일 본격 거래되는 6월물 WTI는 21달러선, 10월물 WTI는 31달러선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오는 가을께 원유 수요가 회복될 거란 기대가 반영된 가격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유가하락을 활용해 7500만배럴의 원유를 구매, 전략비축유를 보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원유가격이 매우 흥미로운 수준에 있다”며 “비축유가 가득 차는 건 오랜만에 처음일 거다. 적정한 가격에 원유를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시장 이코노미스트 레이드 이안손은 “원유를 저장할 곳만 있다면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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