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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원·축구장에 병원 짓고 병원선 동원해도 의료시설 부족한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컨벤션센터에도 임시병원
숙박·요양시설도 코로나19시설로 활용 속출

30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7만명에 육박하는 미국 뉴욕주 뉴욕항에 미 해군 병원선 컴포트호가 도착했다. 1000개 병상을 보유한 이 병원선은 코로나19와 연관이 없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다. [EPA]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미국에서 최근 하루 평균 2만명 가까이 신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병원 등 의료시설 확보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미 해군의 대형 병원선이 동원되고 공원과 축구장에 임시병원을 설치해도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를 수용할 의료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호텔, 통나무집 등 민간 숙박시설까지 코로나19 관련 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31일 전세계 코로나19 발생 현황을 집계하는 웹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근 4일간 평균 1만9501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사망자도 3000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미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면서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의료시설 문제가 커지고 있다. 미 해군은 1000개 병상을 갖춘 병원선 컴포트 호를 뉴욕항에 급파하고 급증하는 코로나19 환자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반 환자 치료에 들어갔다. 이 병원선은 유조선을 개조한 것으로, 축구장 4개 크기의 전장과 10층 높이 규모의 대형 병원선이지만 몰려드는 코로나 확진자를 감당하기 버거운 상황이다.

뉴욕의 명소인 센트럴파크에 이미 임시병원을 건립한 뉴욕시는 이번주부터 모터쇼 행사장으로 유명한 재비츠 컨벤션센터 내에 250개 병상의 4개 임시 병원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16만명을 넘어서면서 뉴욕 등의 보건·의료 시스템이 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다. 미국 구호단체 ‘사마리아인의 지갑’ 회원들이 지난 29일(현지시간) 뉴욕 센트럴파크에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할 응급 야전병원을 세우고 있다. [EPA]

워싱턴주는 축구 경기장에는 200병상 규모의 의료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의료 선진국이라고 자부했지만 폭발적으로 급증하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특히 최근 몇년간 미국 내 병원들이 재정난으로 문을 닫은 것도 이번 의료시설 부족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의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는 2.7개인데, 이는 한국과 프랑스의 6.5개, 중국의 4.3개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일부에서는 민간 시설을 활용해 코로나19 검진과 환자 수용에 들어갔다. 시카고는 수천개의 호텔 방을 빌리고, 샌프란시스코는 도시 북부의 한 공원에 캠핑용 차량을 설치해 코로나19 확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코네티컷주에 있는 예일대는 체육관에 침대를 설치해 급증하는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할 계획이다.

루이지애나주는 주립공원의 통나무집을 노숙자나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시카고의 노스웨스턴 메모리얼병원은 현재 97개의 집중치료 병상을 240개로 늘리고 있으며 미네소타주에서는 한 장기요양센터를 코로나19 치료센터로 개조해 기존 환자들을 다른 시설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내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급격히 가팔라지고 있어 의료물자·시설 부족 문제는 한층 더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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