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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데믹 공포’ 美 귀리우유까지 사재기…경제단체장 “과잉반응 말아달라”
닐슨 조사, 귀리우유 판매량 300%↑
말린콩·에너지드링크 등도 판매 ↑
‘팬데믹’ 대비 장기 생존 위한 소비
상의 회장 “트럼프가 잘 대처할 것”
연준 베이지북, 실물경제 영향 분석

미국의 대표 가공식품업체 캠벨수프사의 토마토 통조림 수프가 시애틀의 한 슈퍼마켓에 진열돼 있다. 이 회사의 마크 클라우스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로 통조림 수프 판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미국인들이 손 소독제·의료용 마스크 뿐만 아니라 유제품 대용 식품까지 마구 사들이고 있다. 수요를 댈 수 없을 정도라는 아우성이 나온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비 소비’라는 분석이다. 급기야 경제단체장들은 ‘과잉반응 자제’를 당부하는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공포가 미국 실물경제를 흔들고 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닐슨의 최근 조사(2월17~22일) 결과, 귀리 우유의 판매량이 무려 306% 폭증했다. 가정유지보수용 마스크(179%), 의료용 마스크(78%), 손 소독제(54%) 등 코로나19 감염을 최소화하는 상품의 판매 증가량을 압도하는 ‘깜짝 기록’이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집 안에서 장기간 머물려야 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생존’을 위한 먹거리를 사모으는 걸로 풀이됐다.

과일스낵, 말린 콩, 에너지 드링크 등의 판매도 10~13%가량 늘어 비상식량을 쌓아 두려는 움직임이 확인된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공포의 팬트리(식료품 저장실)’라고 표현했다.

이런 추세라면 일부 생산업체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재고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거란 관측이 있다. 넬슨 측은 “인기 품목의 공급망엔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표 가공식품 업체 캠벨수프의 마크 클라우스 최고경영자(CEO)는 “트렌드라고까지 하긴 이르지만, 통조림 수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상황이 다이내믹하게 바뀌고 있는데, 현재까진 공급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 회사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통조림 수프, 스낵 등을 증산하기로 지난주 결정했다.

상황이 심상찮게 돌아가자 미 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장들이 나섰다. 과하게 반응하지 말고 일상적인 경제활동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톰 도너휴 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은 과잉반응을 하거나 공포에 질릴 때가 아니다”며 “공포는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일상 붕괴를 최소화 할 능력을 약화시킨다”고 강조했다. 도너휴 회장은 아울러 “백악관 등 다른 기관과 협업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를) 잘 처리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한 여성이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의 한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손 소독제가 진열돼 있어야 할 매대가 텅 빈 모습이다. 코로나19의 미국내 확산으로 위생용품 뿐만 아니라 저장기간이 긴 먹거리 상품을 사재기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AP]

회견에 동참한 소매·항공·호텔산업계 대표도 바이러스 확산 영향 최소화를 자신, 대중을 안심시키기 위해 주력했다. 스테파니 마르츠 전미소매업연합회 최고행정책임자는 “이 상황이 우리나 다른 산업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칩 로저스 미 호텔·숙박협회 회장은 “사람들이 단깆거으로 여행을 중단한다고 해도 억눌린 수요가 곧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물경제 현장의 동요는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보고서에서도 포착됐다. 연준은 이날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코로나19가 여행·관광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신호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베이지 북은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지역의 흐름을 평가한 것이다.

연준은 이 보고서에서 “제조업 활동은 대부분 지역에서 확장세를 이어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일부 공급망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몇몇 지역의 생산업자들은 향후 몇 주간 추가적인 혼선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전반적인 경제활동에 대해선 ‘완만한(modest-to-moderate) 성장세’로 비교적 긍정 평가했지만, 코로나19를 돌발악재로 주목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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