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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도마에 오른 트럼프 ‘사면권 남발’
블라고예비치 前 주지사 감형
디바르톨로 前구단주도 사면
사적·정치적 목적 비판 화살
왼쪽부터 도박사기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미국 프로풋볼의 인기구단 샌프란시스코49ers의 전 소유주 에드워드 디바르톨로, 세금 관련 사기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버니 케릭 전 뉴욕경찰청장, 부패혐의로 14년형을 선고받고 콜로라도 연방교도소에 수감 중인 로드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 주지사.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이들을 포함, 11명에 대한 특별사면·감형을 단행했다.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정치 부패 혐의로 1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로드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 주지사에 대한 형량을 감형키로 했다. 아울러 프로풋볼(NFL)의 인기구단 샌프란시스코49ers의 에드워드 디바르톨로 전 구단주도 사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 20여차례 사면권을 행사했다. 주로 그와 정치적으로 관련이 있는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갔다는 점에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포함, 11명에 대한 특별사면·감형을 단행했다고 백악관이 이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부지역 유세를 위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블라고예비치 전 지사 관련, “그는 8년간 복역했다. 내 생각엔 터무니없는 판결이었다”면서 “그를 잘 모르지만, 이제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대선이 예정된 해에 보수진영이 지원하는 인사들을 한꺼번에 사면한 건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인 블라고예비치 전 지사는 2008년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이 대선 승리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일리노이 연방상원 의원석에 오바마 측근을 지명하는 대신 정부 고위직을 얻을 방법을 모색하다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됐다. 2012년부터 콜로라도 주 연방 교도소에서 복역해왔다. 연방법에 따라 2024년이 돼야 가석방 대상인데, 이날 감형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부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불공평하게 다뤄졌다”며 블라고예비치 전 지사의 사면을 거론해왔다. 공화당 측이 ‘매관매직’은 중요범죄라는 점에서 반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정치인들이 그보다 더 나쁜 일을 한다”는 의견을 피력해왔다.

외신들은 블라고예비치 전 지사가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했던 NBC방송의 리얼리티쇼 ‘셀러브리티 어프렌티스’에 2010년 출연한 인연에 주목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배짱이 두둑한 사람”이라고 블라고예비치 전 지사를 칭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사면한 디바르톨로 전 샌프란시스코49ers의 구단주에게도 관심이 쏠렸다. 선상 카지노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에드윈 W. 에드워즈 전 루이지애나 주지사에게 40만달러를 주는 등 부패혐의로 1998년 100만달러 벌금과 보호관찰 2년 등을 선고받았다.

디바르톨로 전 구단주는 수 십년간 민주·공화당 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해왔다. 최근 2년 동안은 3명의 공화당 의원에 대한 지원에 집중한 걸로 알려졌다. 그가 트럼프 대통령 캠프 측에 기부를 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2016년엔 트럼프 대통령 측근이 참석한 취임식 전날 파티를 공동 주최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디바르톨로의 사면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전략과 연결지었다. 디바르톨로가 북동부 오하이오주에서 기반이 탄탄하고, 샌프란시스코49ers의 팬층도 두터운 지역이어서 정치적 이익을 염두에 두고 사면권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디바르톨로 사면 발표는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이 발표했는데 여기엔 NFL의 전설적인 스타선수들이 함께 해 이목을 끌었다. 49ers의 와이드리시버인 제리 라이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한다. 오늘은 굉장한 날”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니 케릭 전 뉴욕경찰청장도 사면했다. 2009년 세금 관련 사기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48개월형에 처해졌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개인 리조트인 마러라고에 자주 초대되는 인물이다.

케릭 전 청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뭐라고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내 아이들이 태어난 날을 빼고 오늘이 최고의 날 중 하나”라고 했다.

사면명단엔 ‘정크본드의 왕’으로 불린 마이클 밀켄도 포함됐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찬성한 걸로 알려졌다. 밀켄은 내부자 거래 등으로 증권 관련법을 위반, 22개월 복역하고 1993년 출소한 뒤 공익사업을 해왔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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