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오는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오후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두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상황 평가와 향후 대응 방안, 한미관계의 포괄적ᆞ호혜적 발전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며 "최근 중동지역 정세를 포함한 지역 그리고 국제 문제 등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번 회담 성사에 대해 “이번 회담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한편, 지역ᆞ글로벌 차원의 공조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만나 양자회담을 진행하는 것은 지난해 3월 워싱턴 DC에서 만나 대화한 이후 9개월여 만이다.

당장 두 장관 사이에 오갈 주요 현안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가 있다. 카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하고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벌이는 등 중동 정세가 급박해진 상황에서 미국은 공개적으로 한국의 파병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한국이 파병에 나설 경우 이란과의 관계가 급속히 악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는 수차례에 걸친 회의에서도 파병 문제를 결정짓지 못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파병 문제를 묻는 말에 “우리 국민과 기업의 안전, 선박 안전 고려를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라며 원론적 답변을 했다.

뿐만 아니라 여섯 번째 협상을 앞두고 있는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 문제도 주요 의제다. 미국 측은 주한미군의 순환배치 비용과 역외 훈련 비용 등을 기존 분담금 체제에 추가해 대폭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기존 협정 틀을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좀처럼 한미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며 결국 협상은 기존 협정 시한을 넘겨 공백 상태를 맞았다.

한편,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도 같은 기간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을 갖는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와 함께 한일 간 외교장관급 회담이 추가로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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