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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은 "파병 우려" 美는 "파병하라"...한국 향해 동시 압박
이란, 외교채널 통해 美 비난 메시지
파병에는 ‘강한 불만’ 우회적으로 노출
美 대사는 공개적으로 “韓 파병 원해”
7일(현지시간) 오전 이란 테헤란 시내에 걸린 카셈 솔레이마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사령관의 추모 포스터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의 폭격에 숨졌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카셈 솔레이마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사령관의 죽음으로 촉발된 미국과 이란 간의 마찰이 외교 무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고심하고 있는 한국에 대해 이란이 강경한 입장을 전달하며 외교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외교부에 따르면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죽음 이후 이란 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우리 외교당국에 최근 정세에 관한 입장을 전달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사건 이후 오히려 이란 측과의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 정부는 이란 내 우리 국민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고, 이란 측 역시 관련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란 측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폭격한 미국에 대한 비난 내용 등을 강조하며 외교채널을 통한 여론전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특히 미국의 요청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 중인 한국에 대해 이란 측은 우리 정부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솔레이마니 사망 이후 우리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군 병력을 보내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는 기사가 쏟아지며 이란 측도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외교채널을 통해 이미 파병에 대한 강한 우려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외교부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결정된 바가 없기 때문에 이란 측에 관련 결정을 전달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가 거론됐을 당시를 언급하며 “이란 측에서 강한 불만 분위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예의주시 중”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도 이란 내 진출한 우리 기업과 국민이 상당한 상황에서 국민 보호를 최우선 목표로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외교부 핵심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주말 차관 주재 대책 회의를 비롯해 관계 기관과의 합동 대책 회의를 연일 진행 중”이라며 “이란 현지에 진출한 기업 관계자들까지 모여 우리 국민 안전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이 재차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외교당국의 고심은 더 깊어졌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전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이 중동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며 공개적으로 파병을 촉구했다.

해리스 대사는 “한국도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입 비중이 큰 한국의 중동 지역 안보 기여 노력을 요구했다.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협상 등에서 ‘안보 기여 노력’ 등을 강조해왔던 만큼 “국제사회의 노력에 기여한다는 원칙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 중이지만, 지난 6일 NSC에서도 파병 문제를 결론 짓지는 못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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