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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농담에 마크롱, “좀 진지해집시다”…美-유럽 ‘냉랭’한 나토
마크롱 '뇌사' 발언에 트럼프 '못된 발언' 비판
마크롱, 발언 유지…트럼프 농담에 "진지해지자" 정색
아군 존슨도 외면…NYT "유럽 정치지형 변화로 트럼프 입지 좁아져"
3일(현지시간) 나토 특별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별도의 양자회동을 갖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3일부터 양일간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 특별정상회의 참석 차 영국 런던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의 냉대에 곤혹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나토 역할론 등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이은 '트럼프 저격수'로서의 면모를 가감없이 드러냈다. '아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마저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최근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지형의 변화가 나토 동맹 내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를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 간 별도의 양자회담은 시작 전부터 냉기류가 흘렀다.

선공은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그는 이날 오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담을 앞두고 마크롱 대통령의 '나토 뇌사' 발언에 대해 "아주, 아주 못된(nasty) 발언"이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지난달 초 마크롱 대통령은 영국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동맹국 간의 의사 조정능력의 부재, 시리아 내 터키군의 독단적 군사활동 등을 겨냥해 나토가 뇌사를 겪고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도 마크롱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회동 전 취재진에게 "나는 그 발언을 유지한다"면서 오히려 쿠르드 민병대를 공격한 터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대면한 이후에도 마크롱 대통령은 강경발언을 이어갔다. 심지어 그는 터키의 군사행동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협력'이라고 비판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좋은 IS 전투원을 원한다면 줄 수 있다"고 농담을 던지자, "우리 좀 진지해집시다(Let's be serious)"라며 정색했다.

이같은 마크롱 대통령의 '정색'은 과거 공식 석상에서 잇따라 미국 우선주의를 비판해 온 메르켈 총리의 모습과 겹침과 동시에 미국의 횡포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유럽 내 기류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풀이된다.

외신들은 유럽의 세력구도가 변화로 인해 트럼프식 '일방주의'가 유럽 정상들에게 더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마크롱 대통령은 이제 메르켈 총리를 대신한 유럽 대륙 내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적수"라며 ""프랑스 야심찬 대통령, 독일 레임덕 리더, 영국의 탈권위 포퓰리즘이 트럼프 대통령을 뒤흔들어놓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유일한 아군인 존슨 총리마저 총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서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은 더욱 난처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선거에서 벗어나 있을 것"이라면서 "선거를 복잡하게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자신에 대한 영국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했다.

트럼프 정부에서 영국 주재 대사 대행을 지낸 루이스 A. 루켄스는 "트럼프는 지금 입장이 난처해졌다"면서 "자신은 존슨을 가까이 끌어들이고 싶을테지만, 존슨 측으로부터 자신의 개입이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말을 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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