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불타는 아마존…‘검은 속’ 드러난 오늘, 지구촌
열대우림 산불 대형화·장기화
브라질·남미 넘어 국제문제로
진화협력 아닌 논쟁·논란 연속
환경보다 개발 통한 성장 관심
부패·범죄·경제현실의 난맥상
27일(현지시간) 불에 타고 있는 브라질의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 [로이터]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의 대형 산불이 대형화 ·장기화하고 있다. 브라질과 남미 지역을 넘어 국제 문제로 떠올랐지만, 협력은 커녕 당사국 및 주요국간 논쟁과 논란만 이어지고 있다. 부패, 범죄에서 난개발, 경제난, 포퓰리즘, 기후온난화까지 오늘날 지구촌을 둘러싼 문제가 아마존 산불에 축약돼 있다.

겨울 건기를 맞아 3주째 지속되고 있는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은 최근 9500㎢까지 확대된 상태다. 산불로 생긴 거대한 연기는 우주에서도 보일 정도이며, 브라질 6개주는 이미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마존 산불이 국제 문제로 부상하자 지난 26일 프랑스 휴양지 비아리츠에서 막을 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선 아마존 산불 진화를 위해 2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이 같은 해외 지원을 ‘주권침해’로 인식하는 한편 G7 정상회의 의장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모욕적인 발언’을 문제삼으며 이를 철회해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마존 산불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난 6월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 기후변화 대응을 약속한 것은 거짓말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양국 대통령의 갈등은 G7정상회의 기간에도 이어졌다. 27세 연하의 부인을 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4세 연상의 부인을 둔 마크롱 대통령을 조롱하는 글을 트위터에 남겼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내 아내에 대해 극도로 무례한 발언을 했다”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이런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편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산불에 있어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그와 그의 나라는 미국의 전폭적이고 완전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포퓰리스트 대통령을 둔 미국과 브라질 정부는 한결같이 환경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애써 부인하고 있으며, 개발을 통한 성장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27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알래스카 통가스 국유림 지역 1670만 에이커(6만7582km2)에 대해 지난 20년간 유지되었던 벌목 규제를 면제해줄 것을 지시했다. 이번 아마존 산불이 확산되고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에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도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초 출범한 보우소나루 정부는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 광산 개발을 확대하고 원주민 보호구역을 축소하는가 하면 환경보호 기관의 역할을 약화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최근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 주지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원주민 보호구역이 너무 많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환경 파괴에 둔감한 대통령의 인식이 아마존 산불의 확산을 용인했다는 것이 환경운동가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올해 1월 이후 현재까지 아마존에서 발생한 산불은 8만626건으로 2013년 이후 가장 많은 상태다.

아마존 생태계의 파괴는 남미 지역의 고질적인 부패와 범죄 문제와 엮여 있다는 분석이다.

브라질 현지 언론에 따르면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현지의 부패와 폭력, 이를 기반한 외지인들의 무분별한 벌목과 방화가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