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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고노 3주만의 재회…“中, 한일갈등 ‘관여’ 결실가능성 낮다”
-한일 외교수장, ARF계기 회동 3주만에 베이징서 재격돌
-中 한일갈등 관여 ‘역할론’ 주목, 실현가능성은 낮아보여
-“홍콩시위 등 자국 현안 산적…美보다 적극 나서긴 어려워”
-中관영언론은 ‘한일갈등 적극 중재 가능’ 기대감 피력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2일(현지시각)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왼쪽부터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왕이 중국 외교부장, 강경화 장관. [연합]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 한국과 일본 외교수장이 다시 만난다. 태국 방콕에서 최근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후 3주 만이다. 3주 전에 악화한 한일관계를 재확인하는데 그쳤던 둘은 이번엔 중국 베이징에서 격돌한다.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자리에서다. 이에따라 3년여 만에 열리는 3자 테이블에서 중국의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선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로 불붙은 양국 갈등에 중국이 관여(인게이지·engage)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전문가들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홍콩 민주화 시위 등 산적한 국내문제에 치중하고 있는 중국이 한일갈등 해소를 위한 관여에 시동을 걸 순 있겠지만, 결실을 맺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는 21일 개최될 것으로 알려진 한중일 외교수장의 3자 회동과 관련해 오리아나 마스트로 조지타운대 교수는 20일 미국의소리(VOA)방송을 통해 중국은 한일관계를 두고 양국간의 해결만 집중 거론할 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미국의 ‘틈’을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은 (한일관계에 대한) 조정자로서 얻는 이득이 매우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중국은 중재자 역할을 통해 역내에서 미국보다 더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마스트로 교수는 중국의 이같은 시도가 실제로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조성된 긴장의 폭은 매우 넓고도 깊다. 그 어떤 나라도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외교소식통도 마스트로 교수의 견해를 뒷받침했다. 소식통은 “자국 경제성장을 위해 주변국(한국·일본 등의) 정세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중국의 외교 목표 중 하나”라면서도 “현재 홍콩 민주화시위·대미 무역분쟁으로 인한 경제 성장률 둔화 등 직면한 국내 문제가 쌓여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한일갈등 해결을 위해 미국 이상의 적극적 자세를 보여주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한국과 일본이 중국의 ‘주도적 역할’에 경계심을 가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켈리 케네디 미국 외교정책이사회(AFPC) 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은 현 상황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역을 허용할 경우 미국 등 우방국을 오판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관영언론들은 이번 한중일 외교회담에서 중국의 중재자 역이 빛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환구시보)는 보호무역주의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이 한중일 3자 및 한중·한일 양자 틀 안에서 한일 갈등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홍콩 및 무역 문제로 갈등 중인 중국으로선 한국과 일본을 끌어들여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완성해 한일갈등 수위를 낮추려고 한다는 분석이다. 언론들은 이번 3국 외교장관 회의의 주목적이 연말 베이징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것이란 점에도 주목했다. 3국 정상 회동을 위해 중국 측이 이전보다 활발히 소통하며 한국과 일본 사이에 교량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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